아이티 경찰 “배후 기획자 중 1명…보안회사 통해 용병 고용”

로이터 연합뉴스
아이티 경찰이 검거한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
아이티 경찰에 검거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8일(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전날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경찰은 용의자 6명을 체포하고 7명은 교전 중 사살했다고 밝혔다. 202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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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아이티 국적의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63)을 체포했으며, 그가 대통령 암살을 배후에서 기획한 이들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고 EFE통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샤를 청장은 “일당의 (도주) 진로가 막혔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 에마뉘엘 사농이었다”면서 그의 집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로고가 적힌 모자와 탄약, 차량 2대, 도미니카공화국 자동차 번호판 2개 등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대통령 사저 밖 영상에서는 “DEA 작전이다! 모두 물러서!”라고 반복해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 바 있다.
아이티 당국은 이들이 DEA 요원을 사칭한 ‘전문 외국 용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발생한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에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가담했으며, 이 중 미국인들을 포함해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현지시간)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과 2017년 취임했을 때 다정한 포즈를 취한 마르티네 모이즈 여사.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사농은 지난달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일부 콜롬비아 용병들과 함께 전용기 편으로 아이티에 들어왔다.
용병들은 당초 사농을 경호하는 임무를 맡았으나, 이후 모이즈 대통령 체포로 임무가 변경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미국 일간 마이애미헤럴드 등에 따르면 아이티계 미국인 용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당초 임무는 대통령을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2019년 발부된 체포영장을 근거로 대통령을 체포해 대통령궁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대통령궁에서 사농을 새 대통령으로 세우려 했다는 것이다.

AFP 연합뉴스
대통령 암살 후 혼란에 미국 망명 신청하는 아이티인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10일(현지시간) 망명을 신청하러 온 시민들이 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아이티에서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후 정국·사회 혼란이 가중하자 아이티를 탈출하려는 시민 수백 명이 미 대사관 앞에 몰려들고 있다. 2021.7.12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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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아이티 경찰은 사농과 접촉한 또 다른 배후 조종자 2명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이즈 대통령 경호 책임자들도 사건 가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가택연금 중이라고 마이애미헤럴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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