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세계에 개입하면 안 된다. 하지만 펭귄을 죽일 순 없었다”

“동물세계에 개입하면 안 된다. 하지만 펭귄을 죽일 순 없었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3-31 15:16
수정 2021-03-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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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동물 세계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원칙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곧 죽을 위기’ 펭귄 무리를 구출
제작진은 갈등했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는 펭귄 앞에서 그냥 돌아설 순 없었다.

31일 해외 온라인커뮤니티에서 BBC 자연 다큐멘터리 ‘다이너스티’ 제작진의 행동이 재조명됐다. 제작진은 지난 2018년 남극에서 황제 펭귄을 촬영했다. 제작진은 촬영 도중 수십 마리의 황제 펭귄 무리가 협곡에 갇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떨어졌고, 협곡은 경사가 너무 높아 펭귄들이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새끼 펭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죽어갔다.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한 펭귄 무리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던 제작진들은 갈등했다.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하지만 제작진은 일종의 타협안을 냈다. 펭귄에게 직접 다가가지는 않은 채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어두자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잠시 촬영을 중단하고, 삽을 가져와 펭귄이 오르기에 충분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펭귄은 새로 생긴 완만한 경사로로 천천히 협곡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결정에 펭귄 수십 마리가 무사히 살 수 있었다.

윌 로슨 촬영감독은 “우리는 눈앞에 놓인 상황만 두고 생각했다. 원칙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결정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옳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감동적이다”, “다큐멘터리보다 감동적인 이야기”, “복 받으실 거에요”, “펭귄들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런 도움주는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등 반응을 보였다.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 남극에서 내린 결정. BBC 뉴스 방송 캡처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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