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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찰, 애틀랜타 총격범에 “나쁜 하루 보냈다” 발언 논란

美경찰, 애틀랜타 총격범에 “나쁜 하루 보냈다” 발언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3-18 08:58
업데이트 2021-03-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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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을 총격 살해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오른쪽). 왼쪽은 사건이 벌어진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 경찰의 제이 베이커 서장.  트위터 캡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을 총격 살해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오른쪽). 왼쪽은 사건이 벌어진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 경찰의 제이 베이커 서장.
트위터 캡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사망케 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이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현지 경찰이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총격 사건이 벌어진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 경찰의 제이 베이커 서장은 17일(현지시간) “그는 지쳤고, 벼랑 끝에 서 있었다”면서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고, 이것이 그가 한 일이다(Yesterday was a really bad day for him and this is what he did)”라고 말했다.

그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날을 그저 ‘나쁜 하루’로, 더 나아가 ‘그가 일진 사나운 하루를 보내는 바람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뉘앙스로 들릴 여지가 있는 표현이었다.

‘나쁜 하루’ 발언에 소셜미디어 분노
현지 경찰의 해당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분노를 일으켰다.

한 트위터 사용자(ElChakotay)는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사건은 끔찍하다. 인종차별주의자의 아시아계 공동체를 향한 증오범죄는 언제든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 아니다.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나쁜 날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FatherFlanagan1)는 “애틀랜타에서 8명을 총격살해한 남성이 어제 ‘매우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희생자들은 그들이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말할 수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트위터 사용자(LOLGOP)는 “백인이 되는 것은 재밌다. 왜냐하면 대량 살인을 저지르거나 폭도를 보내 당신의 러닝 메이트를 살해해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쎄, 그가 나쁜 하루를 보냈나보죠?’”라고 비꼬았다.

총격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4명이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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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총격사건 벌어진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 벌어진 애틀랜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16일(현지시간) 잇따라 총격 사건이 일어나 8명이 숨진 가운데 사건 현장 중 한 곳인 애틀랜타 북부의 한 스파.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21.3.17
EPA 연합뉴스
애틀랜타 경찰과 시 당국은 이날 총격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이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면서 자신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롱은 자신이 성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유발됐다는 초기 징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전날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한 곳과 애틀랜타 시내의 스파 두 곳에서 연쇄 총격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이어 애틀랜타 시내 스파에서는 4명이 숨졌다. 스파 2곳의 사망자 4명은 한인 여성으로 파악됐다.

체로키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중국계 2명이 마사지숍 총격 희생자에 포함됐다. 부상자 1명은 현재 병원에서 안정된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결국 롱의 총격으로 사망한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로 드러난 셈이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이번 수사에는 연방수사국(FBI)도 투입돼 경찰과 연방 당국의 공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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