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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여성에 SNS 협박 日극우 입건…죽은 바퀴벌레도 보내

재일교포 여성에 SNS 협박 日극우 입건…죽은 바퀴벌레도 보내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25 14:07
업데이트 2018-05-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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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SNS에서 재일 한국인 여성에게 혐한(嫌韓) 발언을 한 50대 극우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피해 여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히며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와사키(川崎) 경찰서는 지난 18일 트위터 글로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44)씨에게 혐한 발언을 한 혐의(협박)로 우익 남성 A(50)씨를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

최 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극동의 메아리’라는 익명 계정을 사용해 2016년 8월과 2017년 4~5월 트위터에 최 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선은 죽어라”, “정원의 나무에 사용할 손도끼를 사올 예정” 등의 글을 올리며 위협했다.

일본에서는 2년 전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억제법이 시행됐지만, 경찰이 인터넷상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협박 혐의를 인정한 것은 법시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법률은 차별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생명과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하는 뜻을 알리거나 현저히 모욕하는 것을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하고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없다.

경찰은 최 씨로부터 2016년 고소장을 제출받은 뒤 익명의 계정을 추적해 실제 발언자를 찾았고, 헤이트 스피치 억제법을 직접 적용하는 대신 협박죄로 A씨를 입건했다.

최 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SNS에서 혐한 발언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 씨에게 벌레 사체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

작년 8월 최 씨가 근무하는 회사에 바퀴벌레와 모기 사체가 배달됐는데, 다음 달 A씨는 트위터에 “사체를 보낸 이는 누구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 최 씨는 일본 사회에서 혐한시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재일 한국인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혐한시위로 겪은 피해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린 그는 2016년에는 가와사키시의 혐한단체 집회 불허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최 씨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글이 실제로 실현될지 두려워 가족과 극장에도 가지 못했다. 삶을 중단할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무책임하게 차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성공 체험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울먹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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