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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차핵실험] 브릭스회의 개막 맞춘 도발…中 불쾌감·당혹감

[북 6차핵실험] 브릭스회의 개막 맞춘 도발…中 불쾌감·당혹감

입력 2017-09-03 16:18
업데이트 2017-09-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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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 개막일에 수소폭탄 실험을 단행함에 따라 중국의 불쾌감과 당혹감이 더욱 커졌다.

중국이 올 하반기 최대의 외교행사로 대대적으로 준비해오던 브릭스 정상회의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것도 분명해졌다.

북한이 그동안 미국의 국경일 등에 맞춰 핵실험을 치러왔던 것을 고려하면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에 맞춘 핵실험의 의미가 도드라진다.

이로써 북한은 중국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침과 동시에 중국이 계속 유엔 안보리의 고강도 대북제재에 동조해 수입차단 조치를 취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개인 위신에 또다시 흠집을 냈다는 점에서 중국이 느끼는 당혹감은 크다.

북한은 중국이 안방에서 중요한 국제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마치 시진핑 지도부에게 보란 듯이 탄도 미사일 또는 핵실험을 감행하며 중국의 잔칫집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음 달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둔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국제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3일부터 5일까지 샤먼(廈門)에서 대대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중국은 이번 브릭스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두 달 넘게 대치해온 인도와 국경 분쟁에서 한발 양보하면서까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중을 성사시켰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항저우(杭州)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창일 때 동해 상으로 미사일 3발을 쏘면서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당국이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에 탄도 미사일을 쏘며 재를 뿌린데 이어 폐막일에도 몽니를 부렸다.

이번 북한의 도발로 중국 내부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통해 지난 5년의 외교성과를 결산하고 안정적으로 집권 2기를 이어가려던 시 주석의 계획도 어그러질 공산이 있다.

브릭스 회의나 국제 사회의 초점이 북한 핵실험과 이에 따른 정세급변으로 이동함에 따라 되레 북핵 문제에서 중국이 떠안고 있는 부담이 크게 비춰지며 외교패착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북한에 대한 불쾌감과 함께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 옹호하면서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개도국의 맏형으로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 제대로 위세를 보이고 이런 분위기를 당대회까지 이어가려고 했는데 이번 도발로 북한도 제대로 관리 못 하는데 중국이 무슨 대국이냐는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브릭스 정상회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대북 관련 의제도 전열이 흐트러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신흥개발국과 개발도상국간 남남협력을 강화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 세계화의 국제적 리더십을 과시하겠다는 당초 계획도 빛이 바랄 수 있다.

아울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별도 정상회담을 통해 분쟁 해소의 단초를 마련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지지를 끌어내려던 계획도 흐트러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초 중국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대응할 세를 규합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나머지 브릭스 4개국 뿐만 아니라 이집트, 멕시코, 태국, 타지키스탄, 기니 등 신흥 5개국도 초청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그동안 중국의 주요 행사 때마다 북한이 미사일 등을 쏘아 올리며 도발을 감행해와 이번 브릭스 회의를 앞두고도 북한이 또 미사일 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면서 “북한은 이번에도 시진핑 주석에게 보란 듯이 자신들만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며 압박에 나선 중국에 강한 불만을 거듭 표시함과 동시에 전 세계의 이목을 최대한 끌려는 이중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이뤄지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위기 대처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한층 더 긴밀해질 수 밖에 없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회의전 유력언론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평양에 대한 압박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며 “전제조건 없이 모든 이해 당사국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회의에서 시 주석과 입을 맞춘 푸틴 대통령은 6일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대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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