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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500 일본인 우승에 반감 드러낸 美신문기자 해고돼

인디500 일본인 우승에 반감 드러낸 美신문기자 해고돼

입력 2017-05-31 10:53
업데이트 2017-05-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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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북미 최대 모터스포츠 축제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인디500)에서 일본인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우승한 데 대해 반감을 표현한 미국의 중견 신문기자가 소셜미디어의 집중포화를 받고 전격 해고됐다.

콜로라도 주 신문 ‘덴버포스트’ 소속 스포츠 평론가 겸 기자인 테리 프레이(62)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제 101회 인디500 대회서 일본인 사토 다쿠마(40)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트위터에 반일감정이 담긴 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프레이는 “사토 선수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미국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데이 주말, 인디500에서 (미국의 적국이던) 일본 선수가 우승한 것이 나는 매우 불편하다”고 썼다.

글이 확산하며 ‘편협한 인종주의’, ‘과거지향적 국가주의’라는 비난이 일자 프레이는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덴버포스트는 하루 만인 29일 발행인과 편집인 명의로 사과 성명을 내고 “소속 기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글을 용서해달라”면서 “프레이는 이 시간부터 더이상 덴버 포스트 직원이 아니다”라고 해고 사실을 공개했다.

신문사 측은 “프레이의 글은 우리 조직의 표준과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깊은 사과를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표현 자유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프레이가 콜로라도 주 ‘올해의 스포츠 전문기자 상’을 4번이나 수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소설가 겸 역사가, 극작가로 활동하며 덴버 메트로스테이트대학의 겸임교수직도 맡고 있다.

해고 통보 후 프레이는 장문의 글을 통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일본군에 맞서 싸웠으며, 자신은 오키나와 전투에서 숨진 아버지 전우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책을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디500이 열린 아침 아버지 성묘를 다녀왔다. 감정적인 상태에서 건설적 목적 없이, 어리석은 말을 했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2차대전이 끝난 지 이미 72년이나 지났건만 내 정치적·철학적 편협성이 많은 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면서 “모두에게 사과한다. 특히 사토 선수와 덴버포스트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매년 미국 메모리얼데이 주말, 30만 명 이상의 관중이 인디애나폴리스 경기장에 모여든 가운데 열리는 오픈휠 자동차 경주대회 인디500은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손꼽힌다.

포뮬러 원(F1) 레이서 출신 사토는 2012년 대회 결선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지 5년 만에 세계 최고 레이싱 무대에 다시 올라 브라질의 헬리오 캐스트로네베스를 0.2011초로 제치고 아시아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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