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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신’에서 ‘눈엣가시’로…해임된 코미 美FBI 국장

‘트럼프 공신’에서 ‘눈엣가시’로…해임된 코미 美FBI 국장

입력 2017-05-10 10:57
업데이트 2017-05-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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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중시’ 성격…러 내통 수사 지휘로 트럼프와 불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롤러코스터 관계’가 결국 국장직 해임으로 끝맺음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에서 정권 출범 후 ‘눈엣가시’로 전락한 코미 국장은 10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짐을 싸게 됐다.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 부장관의 건의를 수용해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코미 국장은 지난해 미 대선판을 요동치게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7월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조사한 결과 불기소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사설 이메일 서버로 기밀을 포함한 공문을 보낸 사건을 말한다.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결정이었지만 판세는 석 달 후 코미 국장이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뒤집힌다.

대선을 불과 11일 앞둔 지난해 10월 28일 코미 국장의 폭탄 발언은 대선판을 흔들어 놓았다.

클린턴이 최근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의 이메일 재수사 전까지는 자신이 우세했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코미 국장을 그대로 중용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지만 대선 일등공신을 그대로 껴안은 셈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공개 석상에서 코미 국장을 끌어안으며 “나보다 더 유명해졌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지난 3월 코미 국장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후라는 분석이 많다.

코미 국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오바마 행정부의 트럼프 캠프 도청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일각에선 ‘오바마 도청’ 주장을 앞세워 러시아 내통 의혹을 물타기 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미 국장이 반기를 들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여기엔 원칙을 중시하는 코미 국장의 깐깐한 성격과 고집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 있다. 근거 없는 도청 주장으로 수사·정보기관의 신뢰를 흔든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미 국장이 반감을 품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코미 국장의 특성을 ‘집요함’(tenacity)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클린턴 이메일 수사로 ‘공정한 사람’(straight shooter)이란 평판을 더욱 굳건히 했다고 설명했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2005년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2004년엔 병석에 누운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을 대행하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탕평 인사’ 차원에서 2013년 FBI 국장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코미 국장은 정권 교체 속에서도 살아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2023년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그는 해임 통보를 직접 전달받지 못하고 뉴스를 통해 접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코미 국장은 FBI의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 TV 뉴스를 통해 해임 소식을 알았으며 처음엔 장난인줄 알고 웃기까지 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백악관은 해임 소식이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코미 국장에게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만나지 못해 전달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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