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홍콩수반에 中노골적 지지한 캐리 람…‘친중’ 홍콩 예고

새홍콩수반에 中노골적 지지한 캐리 람…‘친중’ 홍콩 예고

입력 2017-03-26 14:44
업데이트 2017-03-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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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 도입 연기 가능성…언론·표현 자유 위축 우려도

친(親)중국파인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26일 실시된 차기 행정장관 간접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홍콩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람 전 사장이 선거인단 과반인 601표를 웃도는 777표를 얻어 차기 행정장관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온건 친중파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 격)은 람 당선인의 절반에 못 미치는 365표를 얻었으며, 제3 후보인 우궉힝(胡國興·71) 전 고등법원 판사는 21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치러진 이른바 ‘체육관 선거’에는 전체 1천200명 가운데 일부 결격자를 뺀 1천194명 중 99.9%인 1천18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무효표는 23표로 집계됐다.

렁?훙(梁國雄) 전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 주석 등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선거인단 7명은 투표장 밖에서 “진정한 보통선거를 원한다”고 외친 뒤 지지 후보를 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람 당선인은 지난달말 후보 지명 때 선거위원 1천194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579명의 추천을 받아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람 당선인은 선거 전부터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지지를 받아 반감을 사기도 했다.

특히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홍콩·마카오업무협조소조 조장이 지난달 초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만장일치로 람 전 사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간접선거 대의원단이 람 당선인 쪽으로 크게 쏠린 것으로 전해졌다.

람 당선인이 애초 추천인 579명보다 200표 가량 더 득표한 것으로 봐도 중국 당국의 지지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람 당선인 지지표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5년 전 선거에서 얻은 689표보다 88표 많았다.

범민주파 320여 명이 선거 막판 창 전 사장을 공개지지한 점이 선거인단 중 4분의 3을 차지하는 친중파의 결집을 불렀다는 관측도 있다.

창 전 사장은 최근 투표권이 없는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50% 이상 지지율을 확보하며 30%대에 머문 람 전 사장을 크게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친중파의 표를 그다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창 전 사장이 TV토론과 거리 유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반면 람 당선인이 “다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 “화장실 휴지가 떨어져서 옛 관저로 택시 타고 가 휴지 몇 통을 가져왔다” 등 몇 차례 말실수를 했지만, 선거 판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람 당선인은 오는 7월 정식 취임하면 역대 첫 여성 행정장관이 된다.

임기는 2017년 7월 1일부터 5년이며 선거를 통해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해 홍콩 주권반환 2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개최되는 람 당선인의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람 당선인은 2014년 9월 말 완전한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인 도심 점거 시위(우산혁명) 때 시위대 1천여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으며,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등 일방적인 친중행보를 벌여왔다는 점에서, 취임후 노골적인 친중 행보로 반감을 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날 컨벤션전시센터 주변에서는 범민주파 등 시민 수백 명이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친중파 단체 회원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홍콩기를 흔들며 람 당선인의 승리에 환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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