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섬서 ‘나체여인상’ 천으로 가린까닭…“사우디왕 심기상할라”

발리섬서 ‘나체여인상’ 천으로 가린까닭…“사우디왕 심기상할라”

입력 2017-03-09 13:46
업데이트 2017-03-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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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문화탓 벌거벗은 여성 모습 부조 많은 발리, 임시방편 ‘처방’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아시아와 중동 지방을 순방 중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를 찾으면서 난데없는 ‘나체여인상’ 논란이 불거졌다.
8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인근 대로변에 발리 전통 의상을 입은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8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인근 대로변에 발리 전통 의상을 입은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8일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의 한 식당 앞에 반나체의 여성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8일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의 한 식당 앞에 반나체의 여성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이슬람을 믿는 인도네시아 여타 지역과 달리 힌두교 문화를 가진 발리에선 벌거벗은 여성의 모습을 담은 부조와 조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이 사우디 순방단에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슬람 문화권은 신체 노출을 금기시하고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한 조각을 우상숭배로 간주한다.

9일 트리뷴발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 2일 살만 국왕과의 정상회담이 열린 보고르 대통령궁 주변의 나체조각상에 천을 둘러 가리는 조처를 했다.

하지만 발리 주정부는 문화적 다양성 존중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마데 망쿠 파스티카 발리 주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리는 편안함과 안전함,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으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와 마헨드라 발리 주정부 대변인도 “이건 우리의 문화이고, 우린 가려야 할 것이 없다”면서 “사우디 순방단 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요청을 받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발리 주정부는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의 반발을 의식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10억 달러(1조1천500억 원) 상당의 개발투자를 약속한 살만 국왕과 수행원 1천여명은 인도네시아내 공식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부터 발리의 고급호텔 5곳을 빌려 휴가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애초 9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체류기간을 11일까지로 연장했으며, 이후 말레이시아와 일본, 중국, 몰디브 등을 잇달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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