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이라크 고위 인사들의 치열한 로비 덕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서명한 반(反) 이민 수정 행정명령 적용 대상국에서 이라크가 빠진 것은 이라크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치열한 로비 덕분이라고 CNN 방송이 미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존 입국금지 대상 이슬람권 7개국 중에서 이라크를 제외한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NN에 따르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같은 달 18일에는 독일 뮌헨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개별 접촉한 것을 비롯, 이라크 관리들의 압박이 거셌다.

이보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이라크 정부 관리들이 테러 용의자들의 이라크 출국과 미국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심사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아바디 총리 대변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과 아바디 총리가 수주일 전 전화통화를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의 지위를 재검토할 것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대상국에서 이라크를 제외하기까지 자신이 벌인 노력에 관해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라크가 (수니파 급진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중요한 우방이며 이라크의 용맹한 병사들이 미군 병사들과 긴밀한 공조 아래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미 국무부와 이라크 정부가 지난달 집중 심의를 거쳐 범죄자나 테러 의도를 가진 자들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취할 여러 보안 조치들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아바디 총리가 이같은 조치들을 이행하기 위해 보여준 긍정적 참여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미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군이 모술에서 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미국 정부의 조치를 환영하고,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흐마드 자말 이라크 외교부 대변인은 “이라크를 미국 입국금지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수정 행정명령이 발표된 데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며 대테러 전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동맹관계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틸러슨 장관이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로 재직 시 이라크에서 대규모 석유거래를 중개한 사실이 있다면서 틸러슨 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내각의 다수 인사가 오랜 기간 이라크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