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달러당 7위안 마지노선 버리나…“환율 합리·균형” 표현 빠져

中 달러당 7위안 마지노선 버리나…“환율 합리·균형” 표현 빠져

입력 2017-03-07 15:25
업데이트 2017-03-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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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전인대서 3년만에 환율정책 표현 바꿔…“환율 더 자유로워질 것”

중국 정부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위안화 환율정책을 놓고 한 발 뒤로 물러선 모습을 보이면서 그간 위안화 가치 방어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년 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위안화 환율의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는 표현이 3년 만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이 표현은 2014년 처음 업무보고에 등장한 이후에 2016년까지 3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업무보고에 등장했다.

하지만 리 총리는 올해 이런 표현 대신에 “위안화 환율이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글로벌 통화 시스템 속에서 위안화의 안정적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달러당 7위안’ 마지노선을 버리고 위안화 가치 하락을 관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예측이 나오는 것은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질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015년 인민은행의 깜짝 절하 여파로 연간 4.7% 급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7% 떨어졌다.

게다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5년 11개월 만에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황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 외환당국이 과거처럼 외환보유액을 퍼부어가며 마냥 환율 방어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중국의 한 은행 외환거래 담당자는 “당국이 위안화 가치가 추락하도록 내버려 둘지는 의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고갈되는 상황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 환율 조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일부러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솽딩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홍콩지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행동에 나서기 전에 지나치게 (개입에) 나서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의도적으로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일 오전 9시 59분(한국시간) 달러당 6.9043위안까지 올랐다. 지난 1월 2일 달러당 6.99위안 선에 바짝 다가선 이후 또다시 6.9위안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외환교역센터가 발표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도 전날보다 0.24% 오른 6.8957위안으로 고시됐다.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화에 견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큰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편 오는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환율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G20 성명 초안에 따르면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종전의 환율 노력을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다자간 국제 협상 기회다. 그간 독일·일본·중국 등으로 환율 조작 혐의를 돌려온 미국 정부와 여타 국가가 본격적으로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G20은 또 “공정하고 열린 국제 교역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며 “세계(경제의) 과도한 불균형을 줄이고 포괄주의를 촉진하며 경제성장의 불평등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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