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폭 구덩이에 사체 버리고, 산채 던지고”…IS 즉결처형 참상

“30m폭 구덩이에 사체 버리고, 산채 던지고”…IS 즉결처형 참상

입력 2017-03-03 13:59
업데이트 2017-03-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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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점령지서 집단무덤 72곳 발견…최소 1만5천명 살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IS의 옛이름)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수만 명을 즉결처형하고 구덩이에 던져버리는 악행을 저지른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라크 최대 유전도시인 모술의 사막지대에는 ‘카스파’(Khasfa·아랍어로 땅에 생긴 구멍이나 틈이라는 뜻)라고 불리는 지름 30m짜리 큰 구덩이가 있다.

자연적으로 생겨나 10여년 전만 해도 관광 명소였던 이 구덩이는 ISIS가 모술을 점령한 뒤로 악몽의 장소로 변해버렸다.

ISIS가 모술을 점령한 2년 6개월 동안 이 장소를 사실상 즉결처형장으로 사용해서다.

ISIS는 이라크 정부에 협조했다거나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구덩이 앞에 줄 세운 다음 총으로 쏴 죽이고 시체를 발로 밀어 넣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전언이다.

또한, 산채로 구덩이에 던지거나 시쳇더미를 가져와 이곳에 버리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달 이라크 정부군이 모술을 탈환한 이후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린 목격자들이 오랜 기간 함구해서다.

이 구덩이 인근에서 5개월간 일했다는 한 남성은 “끔찍했다. 구덩이는 매우 깊고 어두웠다”며 “그 구멍이 수천 명을 잡아 삼켰다”고 술회했다.

이 남성은 구덩이 둘레에 희생자들의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며 부패한 시체가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체가 부패하면서 나는 악취가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번지자 ISIS는 2015년 이 구덩이를 메워버렸다.

이라크 정부는 주민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깊이도 가늠할 수 없는 이 구덩이 안에 수천 명이 매장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술 지방의회 의원인 후삼 알 아바르는 실종자 명단과 구덩이 크기 등에 미뤄볼 때 3천~5천구의 사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는 사체 발굴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중앙정부나 지역 정부의 역량으로는 사체를 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라크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스파 같은 구덩이가 모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지난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가 만들어놓은 집단무덤 72개를 발견했으며 이곳에 묻힌 희생자 수가 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일부일 뿐이며 아직 발견되지 못한 무덤이 더 많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이야기다.

ISIS서 해방된 모술 서쪽 도시 신자르에도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수백명이 매장당한 집단무덤 수십개가 있으며 이라크 북부 티그리트에도 옛 미군기지인 스파이커 캠프에서 일어난 대량학살사건과 관련된 희생자 1천700명이 묻힌 집단무덤이 있다.

사실상 ISIS가 휩쓸고 지나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처참한 대량 학살의 현장을 보여주는 집단무덤이 존재하는 셈이다.

카스파에서 10건의 처형을 목격했다는 야심 오마르는 “모술에서 누군가를 겁주고 싶다면 카스파 이야기만 꺼내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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