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대선 개입 해킹’ 러시아 정보기관 GRU·FSB은 어떤 기구?

‘美대선 개입 해킹’ 러시아 정보기관 GRU·FSB은 어떤 기구?

입력 2016-12-30 10:41
업데이트 2016-12-30 10: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해외정보공작은 GRU가 주도, ‘동문’ 푸틴 지원으로 FSB도 영향력 확대

미국 정부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의혹에 대한 보복으로 주미 러시아대사관 등에 근무하는 외교관 35명을 추방 조치하면서 러시아 정보기관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해킹단체 ‘팬시 베어’ 등의 배후로 의심되는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등 러시아 정보기관 2곳이 미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정보 해킹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추방 외교관 가운데 상당수가 두 기관 소속 요원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 GRU, 해외공작 주도…비밀공작 수행하는 대규모 ‘닌자 포스’도 보유

러시아혁명 직후인 1918년 발족한 GRU는 총참모국 산하 4국으로 불리면서 주로 군사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을 수행했다. 창설부터 GRU는 블라디미르 레닌, 레온 트로츠키 등 혁명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후원 덕택에 경쟁 관계인 비밀경찰(NKVD, KGB)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정보기관으로 성장했다.

우리의 기무사령부와 정보사령부 기능을 합친 GRU는 특히 발족 직후부터 해외공작에 주력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쿠바 등에 공작관을 상주시켜 군사·정치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제한적인 비밀공작 활동도 수행했다.

그러나 GRU의 명성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부터다. 독일 언론사 특파원 신분으로 위장한 채 일본에서 암약한 ‘스탈린의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도 GRU 소속 공작원이었다.

조르게는 일본이 소련 침공 대신 자원 확보를 위해 동남아 등 남방으로 진격하기로 했다는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해 타전,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온 60만 명의 극동군을 유럽 전선으로 이동시켜 전세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냉전기에도 GRU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적대국에서 군사 관련 정보 수집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GRU는 경쟁 상대인 KGB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1992년 소련 붕괴 과정에서도 GRU는 주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 축출 모의에 적극적으로 간여한 KGB가 대외정보총국(SVR)과 연방보안국(FSB)으로 분리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GRU는 소련 붕괴 SVR보다 6배나 많은 요원을 운영하면서 해외공작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 정보기관 특성에 걸맞게 체첸,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 분쟁지역에서 정보수집, 요인 암살, 교란활동 등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RU는 특히 2만5천여 명 규모의 최정예 특수부대(스페츠나츠)를 육군과 해군에 분산시켜 운영하고 있다. 제2·16 스페츠나츠 여단(서부 군관구), 제45 근위 스페츠나츠 연대(공수군단), 제42 해군 정찰 스페츠나츠(태평양함대) 등이 대표적인 부대다.

◇ KGB 후신으로 재탄생한 FSB…푸틴 덕택에 막강한 영향력 행사

옛 소련 시절 악명을 떨친 KGB가 분리 해체된 후 1995년 발족한 FSB는 초기에는 마피아 등 폭력조직 관련 정보수집과 해체 등에 치안과 대테러 임무에 주력한 나머지 고유의 정보활동은 제한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KGB 간부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서서히 영향력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푸틴은 우선 FSB의 조직 확대 개편을 단행하고 이어 국경 경비처로부터 국경경비 기능을, 연방 세무경찰청으로부터는 금융범죄 수사권을 각각 FSB로 이관했다.

또 영장없이 단체나 기업을 압수 수색하고 광범위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FSB는 방첩국, 국경경비국, 헌법수호·대테러국 등 9개국을 지닌 매머드 부처로 거듭났다.

FSB는 해외정보 기능을 SVR에 이관했지만,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소련으로부터 벗어난 옛 위성국을 중심으로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 활동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나라에서는 SVR이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일부 서구권에서도 소수의 FSB요원들이 외교관이나 국영기업 주재원 등으로 위장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SB는 또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인 ‘알파부대’도 운영하면서 주요 테러 사건 진압에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