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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몰고온 14년만의 强달러, 미국 제조업체엔 직격탄

트럼프가 몰고온 14년만의 强달러, 미국 제조업체엔 직격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12-27 13:43
업데이트 2016-12-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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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달러화 가치가 1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제조업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화 강세는 일부 미국 제조업체의 수익성을 해칠 수 있고 나아가 제조업계 고용 확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서울신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서울신문 DB
 미국 소비자와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에는 달러화 강세가 호재다. 하지만 매출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판매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 된다.

 달러화 강세가 멈출 줄 모르고 지속되자 많은 미국 수출기업이 실적 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3M은 달러화 강세가 내년 매출 확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드슨과 굴착기 업체 캐터필러도 일본 경쟁사들이 엔화 약세를 틈타 가격 인하에 나설 것에 고심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모든 미국 제조업체들에 악재는 아니다. 외국산 부품 조달에 드는 비용을 줄이거나 국내 판매를 늘려 수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미국 제조업체들의 국내 일자리 확대 능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고용 확대 노력에는 부정적이다.

 특히 달러화에 대한 중국 위안화 가치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미국 제조업체들이 일부 사업을 중국에서 본국으로 전환 배치하려는 움직임(리쇼어링)도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이후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13%나 하락했다. 트럼프가 국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하지만 생산시설을 멕시코로 옮기도록 재촉하는 유혹은 커지고 있다.

 상당수 제조업체는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원에 나서고 있다.

 보잉은 지난주 판매 부진과 경쟁 확대 가능성을 이유로 인력 8%를 정리한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감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달러화 강세는 지난 수년간 유로화 강세로 압박받던 경쟁사 에어버스(EU)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항공기 부품 회사 카만은 유럽 경쟁사들이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독일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체코 기업을 인수하는 등 대응책을 취하고 있다.

경기예측회사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벤 허존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WSJ 의뢰를 받아 실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러화가 앞으로 10% 더 오를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가 더는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3년간 인플레 조정을 거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3%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화가 10% 오르면 같은 기간 GDP 증가율은 4.5%로 떨어진다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결과였다.

 물론 미국 소비자들은 수입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다소 혜택은 볼 수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허존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혜택이라는 것들은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 손실로 퇴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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