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해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직원의 도움 없이도 상품의 계산과 포장이 가능한 편의점이 등장했다.

1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편의점 체인 로손과 전기·전자업체 파나소닉은 전날 오사카(大阪)부 모리구치(守口)시의 로손 파나소닉 본사 앞 지점에 ‘레지 로보’를 배치했다.

로봇의 이름은 계산원을 뜻하는 일본어 ‘레지’와 로봇의 합성어로, 파나소닉이 제조했다. 물건을 담는 바구니에 상품의 바코드 리더기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사려는 상품의 바코드 부분을 이 리더기에 터치한 뒤 바구니에 넣어두는 방식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쇼핑을 마친 뒤 바구니를 계산대에 가져가면 터치스크린에 지불해야 금액의 총액이 제시된다.

선불카드 등으로 계산을 한 뒤 바구니를 특정 장소에 놓으면 자동으로 포장도 가능하다. 내년 2월부터는 바코드 리더기 없이 상품을 바구니에 넣기만 해도 자동으로 계산되는 방식도 도입된다.

로손과 파나소닉은 장래에는 스마트폰의 결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편의점에 와서 상품을 골라 집은 뒤 그대로 나가도 자동으로 계산되는 방식도 구상 중이다.

로손은 일손부족 해소를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다만 현재는 잡지나 어묵, 우산 등 일부 상품은 대상에서 제외돼 점원이 아예 없는 방식으로는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로손측은 내년 하반기 전국 수십 개 점포에 레지 로보를 도입한 뒤 2018년에는 도입 점포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점포 운영에 필요한 종업원 수를 현재의 10% 가량 줄이는 게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케마스 사다노부(竹增貞信) 로손 사장은 “아무리 편의점 직원 모집 공고를 내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상황이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일손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레지 로보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