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트럼프, 해병출신 장성 국가안보 요직 잇단 중용 배경은

트럼프, 해병출신 장성 국가안보 요직 잇단 중용 배경은

입력 2016-12-09 13:54
업데이트 2016-12-09 13:5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매티스에 이어 켈리도 발탁 … 강경 보수 성향·이미지 부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해병 출신퇴역 4성장군을 잇따라 국가 안보 요직에 발탁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해병 4성장군 출신인 제임스 메티스 전 중부 사령관을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한 데 이어 남부 사령관을 지낸 존 켈리를 국토안보부 장관에 내정했다. 육군 중장을 지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빼고 군사 안보 핵심 요직 두 자리를 해병대 출신 장성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발탁에 대해 “행정부의 병영화”,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 파괴”, “외교·안보 정책의 강성화 우려”등 비난 여론이 높지만, 트럼프는 이를 강행했다. 지난해 10월 공식 취임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까지 합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ㆍ안보 분야의 수뇌부 가운데 해병대 출신은 세 사람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트럼프가 해병대 출신들을 중용한 것과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지만, 트럼프와 해병대가 강한 보수 성향과 이미지에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직설적 화법 탓에 ‘매드 독’(미친개·Mad Dog)이라는 별칭이 붙은 매티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해병 일선 부대를 지휘하고 후에는 중동 지역 미군 총책임자인 중부 사령관을 지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소극적이고 모호한 군사 정책에 좌절과 분노를 느껴 반기를 들었다.

역시 거친 발언과 특히 이슬람교도의 등록과 이민 금지 등 반(反) 이슬람 정책 제안 등으로 잘 알려진 켈리도 트럼프의 ‘입맛’에 적합한 인사로 평가된다. 제1 해병원정군 사령관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 2003년 바그다드와 티크리트 공격, 2004년 4월 팔루자 공격을 각각 지휘했으며 이어 남부사령관을 지냈다.

이런 표면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제 매티스와 켈리가 가진 식견과 경험을 고려한 인사라는 견해가 나온다. 정권 이양 분야의 전문가인 캘빈 매켄지 콜비 대학교수는 “단지 장성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발탁 배경을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트럼프가 이들의 경험을 높이 샀다고 풀이했다.

트럼프가 사업가 출신답게 단순히 이념적인 공감대 차원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문제 접근 방식으로 결과를 중시하는 인사를 중용했다는 해석이다.

또 어릴 때 ‘문제아’로 부모에 의해 규율이 엄격한 뉴욕 군사학교에서 지낸 것을 빼놓고는 군과 행정부 근무 경험이 없는 트럼프로서는 ‘보완재’로서 중용했다는 풀이도 있다.

경험과 식견을 중시하는 실용적인 등용의 대표적인 사례가 켈리다. 이라크 등에서의 다양한 야전 경험에 이어 멕시코 등 중남미를 담당하는 남부군사령관 출신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폭력범죄 분쇄 경험이 풍부한 데다 불법이민의 주요 공급원인 이 지역 사정에 관한 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불법 입국 근절책의 하나로 멕시코 국경을 따라 장벽을 설치하자는 트럼프의 의견에 적극 찬성의사를 밝혔고, 불법 이민자 검거 필요성도 강조해온 켈리의 국토안보부장관 등용은 이처럼 개인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경험과 식견도 크게 반영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마크 크리코리언 이민연구센터 상임소장과 댄 스파인 미국이민개혁연맹 회장 등은 켈리의 내정이 “가장 탁월한 선택으로 트럼프의 공약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앨런 슈워츠 밴더빌트대학 교수는 군 고위 출신을 등용했다고 해서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외교보다 무력 사용을 선호할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전투 지휘 경험이 풍부한 이들 고위장성 출신을 국방ㆍ안보 분야 책임자로 임명한 결과 트럼프가 국방부의 작전 방식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신중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견해다.

슈워츠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에서 초대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의 사례를 들면서 파월이 대외정책 라인 중에서 가장 신중한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손자병법’ 같은 병서는 물론이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폭넓은 독서가로서도 유명한 매티스 역시 누구보다 전쟁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고 2010년 아들을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잃은 켈리 역시 전쟁의 비극을 잘 알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들의 약진과 함께 현 합참의장인 던퍼드 의장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법적으로 임기가 2년으로 내년 퇴임이 예정돼 있지만, 전임자인 마틴 뎀프시 의장처럼 재임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던퍼드는 2003년 이라크 침공전 당시 제1해병사단장이던 매티스 아래서 연대장을, 2012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중부군사령관인 매티스의 지휘를 받은 만큼 각별한 사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매티스의 지원으로 던퍼드가 재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