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도’로 시청률 상승→수익증대로 경영난 타개
미국 보도 전문 채널 CNN이 ‘대선 특수’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공영방송 NPR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 방송은 이날 복수의 CNN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CNN의 올해 방송ㆍ디지털 광고 수익이 1억 달러(1천133억5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익 전망은 예년 대선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다. 여기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돌풍’이 일등 공신이었다고 NPR는 분석했다.
CNN은 지난 1년간 집중적인 ‘트럼프 보도’로 시청률을 끌어올렸으며, 이는 광고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다국적 맥주 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USA는 올해 CNN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와 스폰서십을 제공했다.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USA의 트레이시 스톨라드 선임 미디어 디렉터는 “올해 대선은 예년보다 훨씬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는 확실한 지표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CNN이 지난 여름 공화ㆍ민주당 전당대회 와중에 스튜디오를 바(Bar) 형태로 꾸며 정계ㆍ언론계 거물들을 초청해 대담을 나누는 형식의 프로그램 ‘CNN 그릴’은 생생한 현장성으로 광고 효과가 매우 좋았다”고 했다.
CNN의 경제적 성과는 제프 주커 CNN 월드와이드 사장의 새로운 경영전략도 한몫했다.
그는 우선 보도 전문 채널의 강점인 ‘뉴스 속보’를 한층 강화했다. CNN은 국제적 이슈에 기자들을 대거 투입해 ‘블랭킷 커버리지’(담요를 씌우듯 전면적인 보도) 전술을 활용했다.
인도양 추락 말레이시아 항공기나 이탈리아 해안에 난민선 침몰 보도가 대표적 사례다. 이런 보도 형태는 ‘뉴스란 무엇인가’라는 고전적 언론 관념을 뒤바꿔놓은 계기가 됐다고 일부 비평가들은 지적했다.
CNN은 또 경쟁 보도채널인 폭스뉴스와 MSNBC와는 달리 국제 정치와 갈등, 재난 보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를 위해 폴리티코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등 유력 언론에서 기자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아울러 CNN은 외부 제작사가 만든 다큐멘터리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전술도 가미했다.
이 다큐멘터리 활용으로 셰프 앤서니 보뎅과 대만 출신의 앵커 리사 링이 스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대형 뉴스가 없는 프라임 타임대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주커 사장도 CNN의 시청률 상승의 수훈갑이 ‘트럼프 보도’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현상’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는 사실을 다른 매체보다 일찍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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