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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김일성 서민적 이미지 그대로 따라해”

WSJ “김정은, 김일성 서민적 이미지 그대로 따라해”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9-19 14:15
업데이트 2016-09-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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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실시된 북한 5차 핵실험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단순히 어리고 미숙한 지도자가 아닌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같은 ‘노련한 독재자’라는 평가가 다시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발 기사에서 김정은이 북한에서 현재까지 숭배받고 있는 김일성의 선전과 경제정책, 심지어 옷과 헤어 스타일까지 따라 하고 있다면서 그가 미숙하다는 전반적 평가와 달리 계획적인 지도자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특히 김정은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정적을 숙청하면서 굳어진 무자비한 이미지를 불식하려 서민적 스타일이나 실용주의를 활용하는 한편, 경제성장과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WSJ가 분석했다.

 김일성은 한국전쟁 뒤 중공업과 광물자원 개발에 집중하는 경제정책으로 북한의 번영을 끌어냈지만, 후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0년대 대기근에 직면해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정치와 경제적 내핍정책을 펼쳤다.

 그에 반해 김정은은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아버지 대신 할아버지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최근 김정은이 경기부양을 목표로 평양에서 대규모 진행하고 있는 주택 및 도시 건설사업과 제한적이나마 시장경제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사기업 활동을 금지해왔지만, 김정은은 장마당이나 소규모 자영업을 용인해 최근 북한에서는 그동안 거래가 금지됐던 중국제 스마트폰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한 고모부 장성택 등 정적 100여명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잔인한 이미지를 가리려고 김정은은 잘못된 기상예보를 한 관리를 질책하거나 놀이공원에 쪼그려 앉아 잡초를 뽑는 등 서민적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

 WSJ는 군부 내 정적을 숙청하는 김정은의 행보는 노동당의 권위를 되살려 국민 지배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김일성의 정책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김정은은 줄어든 군대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김일성의 꿈이기도 했던 대량파괴무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은 구소련의 도움을 받아 핵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북한은 김일성 사후인 1994년 제네바 핵협상을 통해 영변 핵시설 동결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김정일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원조와 안보 협상 카드로 이용했지만 김정은은 이와 달리 군부 장악력을 강화하고 남한을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는 점은 다르다고 WSJ는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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