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이어 오바마까지 히로시마 오나’…일본서 기대 고조

‘케리 이어 오바마까지 히로시마 오나’…일본서 기대 고조

입력 2016-04-12 15:56
수정 2016-04-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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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대변인 “세계 지도자의 피폭지 방문 매우 중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히로시마(廣島) 방문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케리 장관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 다음날인 12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에 대해 “미국 측이 결정할 일로, 정부로서는 코멘트를 자제하겠다”면서도 ‘일반론’을 전제로 기대를 표명했다.

그는 “세계의 지도자가 히로시마, 나가사키(長崎)를 방문, 피폭의 실정을 접하는 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국제적 기운을 높여가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정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도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촉구했다. 일부는 거의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12일자 도쿄신문은 ‘오바마 씨도 피폭지 방문을’이라는 제목의 통단 사설에서 케리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의 전날 히로시마 피폭지 방문 사실을 소개한 뒤 “오바마의 방문으로 연결하고 싶다”고 적었다.

사설은 “(오바마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호소한) ‘프라하 연설’(2009년) 후에도 핵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그러나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내는 소리는 전세계에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국 지도자의 과감한 행동이 역사에 이정표를 새긴다”며 “핵 철폐를 향한 문을 여는 결단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정부가 내달 26∼27일 일본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이세시마→히로시마)하는 일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경호팀을 중심으로 한 선발대가 이르면 이달 중 히로시마에 들어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닛케이의 취재에 응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히로시마에서 본 것을 전하겠다’는 케리의 11일 발언과 관련,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사실상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또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때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로 이동한 뒤 히로시마 시내로 들어가는 루트를 택할 것이 유력하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아사히와 마이니치 신문도 오바마의 방문을 바라는 히로시마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일본 언론은 케리를 비롯, 핵보유국인 미국·영국·프랑스 외무장관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역사적 한 걸음”이라는 제목으로 히로시마 피폭자들의 환영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그런 반면, G7 외무장관 회의의 결과물로 채택된 ‘히로시마 선언’에 ‘핵무기의 비(非) 인도성’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일본 사회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일본 신문들은 소개했다.

이는 G7 국가 중 핵 보유국과 비보유국 간의 의견 차이 속에 핵 보유와 관련한 ‘기득권’이 공격받길 원치 않는 핵보유국들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일본 매체들은 분석했다.

또 히로시마 선언의 일본어 번역문이 일본 정부가 G7 타 회원국들과의 협상에서 관철한 실제 문구에 ‘가필’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사히의 취재에 응한 가와사키 아키라(川崎哲) 핵무기철폐국제캠페인(ICAN) 국제운영위원은 히로시마 선언 영어 원문에는 원폭투하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 주민들이 “인간의 고통”(human suffering)을 겪었다고 돼 있는데, 일본 외무성은 “비(非) 인간적인 고난”으로 번역한 점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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