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유권무죄’ 논란…슈워츠제네거 또다시 구설

미국판 ‘유권무죄’ 논란…슈워츠제네거 또다시 구설

입력 2016-04-11 07:16
수정 2016-04-1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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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유권무죄·무권유죄’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정계의 유력 인사의 살인범 아들이 형기 절반을 감형받고 가석방으로 풀려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권무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0일 전했다.

에스테반 누녜즈(32)은 2008년 10월 친구 라이언 제트(28)와 함께 루이 산투스(당시 20세)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하고, 산투스의 친구 2명에게 자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검찰과 ‘플리바겐’(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협상을 통해 형량을 경감받는 사전형량조정제) 협상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각각 살인죄 등으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1년 1월 에스테반의 형기는 16년에서 절반인 7년으로 줄었다.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퇴임을 하루 앞두고 주지사 권한을 활용해 에스테반의 감형 신청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그의 주지사 재임 기간 8년 가운데 감형 처분은 에스테반이 유일하다. 공범인 제트는 감형 처분을 받지 못했다.

에스테반의 감형은 그의 아버지 파비안의 권력과 추악한 정치적 거래가 작용했기에 가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에스테반의 아버지는 주 하원의장을 지내고 현재 유명 로비회사 대표로 있는 파비안 누녜즈(50)다.

공화당 출신의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와 주 하원의장으로 민주당을 이끌었던 파비안은 외견상 정적이었지만, 줄곧 정치적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사이로 알려졌다.

슈워제네거는 당시 감형 승인에서 “에스테반은 단순 범행 가담자인 데다가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했고, 제트는 집행유예 기간에 살인을 저지른 죄질이 나쁜 자로 동일 형량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밝혔다.

슈워제네거가 사석에서 감형을 둘러싸고 “친구를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과 주 의회 민주·공화 의원들은 감형 처분을 놓고 주지사의 권한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검찰과 피해자 부모들은 슈워제네거의 감형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지만 패소했다.

검찰 측은 산투스를 찌른 범인이 누구냐와는 상관없이 주법에는 흉기를 휘두른 범인들은 똑같은 죄목으로 처분하도록 처분을 받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2012년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법원은 “감형 처분이 ‘혐오스러운 것’이지만 적법하다”고 판시했고, 2015년 항소법원은 “밀실 거래가 분명하지만, 감형은 주지사 권한 사항”이라고 소송을 기각했다.

캘리포니아 교정국은 “복역 중인 에스테반은 이번 주 어느 시점에 가석방으로 풀려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파비안 누녜즈는 지난 8일 성명에서 “아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으며 앞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하도록 하겠다”면서 “피해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산투스의 부모들은 “살인범이 죄를 뉘우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또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영향으로 또다시 출구를 찾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범죄소설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최근 에스테반 누녜즈의 살인과 유권무죄 논란을 모티브로 한 소설 ‘교차로’(The Crossing)를 출간했다.

소설은 전직 LA 경찰 해리스 보쉬가 에스테반 누녜즈 살인과 감형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치면서 시가를 문 주지사가 퇴임 직전 정치적 동지 아들의 감형을 승인하는 실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코넬리는 소설 말미에 슈워츠제네거를 직접 겨냥했다.

“악덕 주지사는 취임 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정의를 위해 희생하는 영웅 역할만을 맡아왔다. 그는 퇴임 후 다시 영웅 역할을 맡기를 원하지만, 보쉬 형사는 그를 영원히 퇴출하려고 마음을 굳게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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