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프로스 공항에 착륙한 납치 항공기
29일 가짜 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에게 공중 납치된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가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해 있다. 납치범은 6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항복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전원은 무사 탈출했다. AFP 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집트와 키프로스 양국 정부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단체가 계획적으로 여객기를 납치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납치범의 핵심적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를 두고는 여전히 관측이 분분하다.
납치범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키프로스의 정부 대변인은 납치극이 5시간 만에 끝난 뒤 “정신적으로 불안한 이집트인이 개인적으로 일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여객기 납치를 개인이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을 뿐 특정 조직이 관여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도 이 사건이 테러와는 관련성이 없다며 “여자와 관계된 일”로 개인적 동기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 방송 CYBC 역시 납치범이 키프로스 공항에 착륙한 이후 키프로스에 망명과 통역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며 개인적 범행 동기에 무게를 뒀다. 납치범의 전 아내는 키프로스에 거주하는 키프로스인으로, 그는 공항 주기장에 아랍어로 쓰인 편지를 던지면서 전처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납치범이 외국인 승객 일부와 승무원들을 인질로 잡고 처음 3시간 동안에는 키프로스인 전처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가 이후 요구 조건이 변해 키프로스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집트 당국도 키프로스와 마찬가지로 여객기 피랍 사건이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납치범이 EU(유럽연합) 관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했다”면서도 “진짜 여객기 납치 이유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키프로스의 한 방송매체는 “납치범이 이집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여성 재소자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집트 현지 언론에서는 27~28세의 이집트 국적자가 납치한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했으며 범인이 실제로는 폭발물을 소지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편 승객과 승무원 등 약 70명이 탄 에어버스 A320 여객기 MS181편은 이날 오전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가다 공중에서 납치됐다가 키프로스에 착륙했으며 이후 범인은 체포됐고 승객과 승무원 모두 무사한 상태로 풀려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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