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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금리 결정 눈앞…유럽 은행들 ‘걱정이 태산’

유로존 금리 결정 눈앞…유럽 은행들 ‘걱정이 태산’

입력 2016-03-10 10:49
업데이트 2016-03-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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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대출 늘어나…금리 0.1%p 인하땐 유럽 은행 수익 5% 감소”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시중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의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전했다.

ECB는 지나치게 낮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0.3%인 예금금리를 0.1% 포인트 이상 내릴 것이라고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한다.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 고객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시중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을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에서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정책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오스트리아 에르스테 은행의 안드레이스 트라이츨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추가 인하가 금융 거품을 유발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며 예금자를 불리하게 해 사회적 격차를 만든다고 FT에 말했다.

UBS의 세르지오 에르모티 CEO는 극도로 낮은 금리 때문에 은행들은 고객의 예금을 어디에 둘지 몰라 지나치게 위험한 대출을 늘리게 된다고 말했다.

유럽은행연합회는 4월 중순에 마이너스 금리의 해로운 영향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당장은 은행가들이 ECB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에르스테의 트라이츨은 ECB가 극도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년간 펼쳤지만,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금자와 자본시장의 피해가 간과되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상승률이 낮은 시기에 이자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자 지출이 타격을 입으리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소비를 유도하기보다는 집에 현금을 쌓아두거나 (은행에) 초저금리로 돈을 맡겨두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에르모티 UBS CEO는 블룸버그 TV에서 은행들이 이윤을 창출하려고 대출을 확대하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과 다른 부동산 대출에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성 창출 경쟁은 뜨겁다.

모건스탠리는 ECB가 10일 금리를 0.1% 포인트 내리면 유로존 은행들의 내년 수익은 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은행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위험한 실험”이라면서 은행의 수익을 해치고 유로존의 국경 간 대출이나 은행의 자금 조달에 방해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탈리아의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시에나 은행이나 스페인의 방코 포풀라르 같은 은행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와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2012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처음으로 도입한 덴마크의 은행들은 일반 가구가 아닌 기업 고객의 예금에 수수료를 부과해 마이너스 금리에 대응하고 있다.

덴마크 은행들은 유로존 은행들만큼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데 이는 이 나라 중앙은행이 2단계 금리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일정액의 중앙은행 예금에 0% 금리를 적용받으며 나머지 예금에 대한 금리만 마이너스다. ECB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노르데아 은행의 헬게 페데르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취지와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신규 대출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은행들이 예금에 대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대출 이자를 올리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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