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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마약왕의 탈옥극…멕시코 고위층들 부패 의혹 씻어낼까

막 내린 마약왕의 탈옥극…멕시코 고위층들 부패 의혹 씻어낼까

입력 2016-01-09 10:32
업데이트 2016-0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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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의 탈옥 사건이 6개월 만에 해결됐다.

멕시코 해군 특수부대는 8일 새벽 (현지시간) 구스만이 이끄는 마약조직 ‘시날로아’가 근거지로 삼은 시날로아 주 한 도시의 가옥에 숨은 그를 찾아내 총격전 끝에 조직원 5명을 사살하고 구스만을 생포했다.

지난해 7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연방교도소에서 1.5㎞ 길이의 땅굴을 파고는 탈옥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93년 처음 검거돼 투옥됐다가 2001년에도 멕시코 교도소를 탈옥해 13년간 도피 행각을 벌인 적 있다.

탈옥 6개월 만에 그를 검거한 것과 관련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더욱 나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신뢰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미국 사법당국도 호평했다.

구스만이 첫 번째 탈옥을 한 뒤 고향지역의 주지사 등을 만나 뇌물을 주는 등 버젓이 활동을 한다는 소식이 공공연하게 들려왔는데도 13년간이나 잡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국민 사이에서는 불신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세간에는 ‘구스만을 못 잡는 것이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마약 밀매로 10억 달러가 넘는 부를 축적한 그는 첫 번째 탈옥을 위해 당시 정권 최고위층에 거액의 선거 자금을 댔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언론이 제기했다.

그가 2014년 2월 멕시코 서부 태평양 연안의 한 별장을 기습한 해병대에 중무장 호위대도 없이 대응도 안 한 채 쉽게 검거된 석연찮은 상황에 대해서도 구스만과 사법당국 등이 ‘밀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두 번째 탈옥 이후에도 구스만에 매수된 고위층이 개입해 탈옥을 위장해 풀어줬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일었다.

탈옥 수주전 미국 정부가 구스만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멕시코의 고위층 내부에 구스만과 결탁해 멕시코 안에서 그를 보호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까지 추락시킨 이러한 불신을 의식한 듯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검거 사실을 알리고, 정부를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

마약밀매와 돈세탁, 범죄조직 결성, 살인 등의 혐의로 멕시코와 미국 사법당국에 수배된 구스만에 대해 멕시코 법원과 구스만의 변호사측이 신병 인도와 관련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그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세탁이 된 막대한 정치자금을 보유한 멕시코 마약조직이 정치권과 결탁해 있다는 멕시코 세간의 짐작을 불식시키려면 투명하게 사후 절차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국내외 정치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구스만은 두 번째 탈옥을 한 뒤 과거 교도소에서 비아그라 등 정력제와 함께 매춘부를 생일 선물로 불러들이면서 ‘제왕적 죄수’ 생활을 하는가 하면 100개 가까운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연간 30억 달러의 매출을 거둬들였다는 내용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다.

구스만으로부터 일자리를 얻고 생계를 지원받은 지역민들이 그의 탈옥을 반기는가 하면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핼러윈데이 가면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신드롬이 일면서 경찰 등 정부 관리들에 만연된 부정부패가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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