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수치 야당 압승 4대 요인

미얀마 총선 수치 야당 압승 4대 요인

입력 2015-11-13 15:37
업데이트 2015-11-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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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열망·수치 여사 인기·군부지배 염증·언론 자유

야당의 압승은 수치 여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개인적인 인기는 대단하다.

27년 동안 민주화 운동을 하고 15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으며, 노벨 평화상을 받아 국제적 위상이 높은 수치 여사는 미얀마에서 성녀에 가까운 추앙을 받고 있다.

건국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1988년 모친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병간호를 위해 영국에서 귀국했다가 그해 8월 8일 벌어진 전국적 ‘8888’ 민주화 운동과 이를 무참히 진압하는 군부를 목격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1999년 영국인 남편이 사망할 때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봐 출국하지 않았으며, 가택 연금됐을 때 출국을 약속하면 풀어주겠다는 군부의 제의를 거절했다.

수치 여사는 연예인을 능가하는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를 제외하고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부각된 인물이 거의 없었다.

그는 집권은 물론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이 없으나 국민은 그를 ‘어머니 수’, ‘더 레이디’(The Lady) 등으로 부르며, 그가 자국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 군부 지배에 대한 염증 = 군부는 최근 10여 년 동안 나름대로 민주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개혁과 개방을 추진했으나 국민은 이를 거의 인정하지 않을 만큼 군부 지배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군부는 2003년과 2008년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한 뒤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2011년 출범한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적지 않은 개혁 개방 정책을 실시해 국내외로부터 일정 정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수치 여사 가택연금 해제 등 정치범 석방, 언론자유 확대, 노동조합 합법화, 집회 및 시위 허용 등을 추진했으며, 소수민족 반군과는 역사적인 전국적 휴전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테인 세인 표’ 개혁과 전국적 휴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군부의 개혁 성과를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NLD가 329석 이상을 확보한 데 비해 군부를 대표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12일까지 40석을 얻는 데 그쳤다.

◇ 언론 자유 확대 = 이번 선거에서 NLD가 이처럼 압승하리라고는 거의 예상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정치 관측통들은 물론, NLD 고위 관계자들도 NLD가 USDP보다 많은 의석을 얻겠지만 단독 집권이 가능한 67%의 의석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

유권자들이 NLD에 표를 몰아준 것은 개혁 개방 후 실현된 언론자유가 한몫했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민간 언론들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수치 여사와 NLD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수치 여사 사진을 싣지 못하고, NLD를 거의 언급할 수 없었던 과거와는 판이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서방 언론들은 미얀마에 언론 자유가 없다고 논평할 정도였다. 언론 보도가 수치 여사와 NLD에 지나치게 편향돼 USDP와 다른 소규모 정당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알권리가 충족되지 못했음을 빗댄 것이었다.

수치 여사와 NLD에 대한 언론들의 대대적인 보도는 선거 경험이 별로 없는 이 나라에서 야당을 찍는 데 대한 유권자들의 공포를 없애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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