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中시장서 건재…30년 ‘의리’의 힘

폴크스바겐 中시장서 건재…30년 ‘의리’의 힘

입력 2015-11-13 10:50
업데이트 2015-11-13 10: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배출 가스 스캔들로 흔들리는 독일 폴크스바겐이 중국 시장에서는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10월 신차 판매 통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합작회사인 상하이-다중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1% 많은 신차를 판매했다. 또다른 합작회사인 이치-다중의 판매실적도 3.3% 증가해 탄탄한 실적을 나타냈다.

폴크스바겐은 연초부터 중국의 경기 둔화로 판매가 부진한 상태였다. 여름철인 6월과 7월에는 판매량이 20% 줄어들어 감산을 단행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스캔들이 터진 이후에 오히려 회복 기조가 뚜렷해진 것이다.

중국의 10월 신차 판매는 모처럼 두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10월부터 배기량 1천600㏄ 이하의 소형차에 대한 취득세 인하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러나 폴크스바겐의 건재에는 감세 효과보다 더 큰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이번 스캔들로 반사이익을 기대했으나 폴크스바겐은 흔들림이 없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이 중국에 진출한 것은 1984년. 제조업의 육성을 서두르던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 유럽, 일본의 대기업에 중국 진출을 타진했다. 가장 먼저 제안을 받은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망설였으나 폴크스바겐은 과감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 진출한 이후 북부 지린성에서 서부의 스촨성, 남부의 광둥성을 아우르는 각지에 모두 19개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 정부의 신뢰를 받았다. 현재 폴크스바겐의 세계 판매량의 35%를 중국이 차지한다.

폴크스바겐은 2019년까지 총 220억 유로를 투자해 중국 현지의 생산 능력을 연간 50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을 갖고 있을 만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시장이 무너지면 폴크스바겐의 스캔들 탈출은 어려워진다. 물론, 중국측으로서도 폴크스바겐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형편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회사는 모두 중국 기업과 합작을 해야 한다. 폴크스바겐도 이에 따라 중국 국유기업과 각각 절반을 출자해 합작회사를 출범시켰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약 9만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대리점까지 포함하면 약 5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대 기업이다. 폴크스바겐이 받는 타격의 일정 부분은 바로 중국측에 미칠 수 있다.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철강 및 전자 부품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과 폴크스바겐의 오랜 인연을 상기시키면서 일본 자동차회사에서는 중국 정부가 10월부터 도입한 소형차 감세 조치도 폴크스바겐이 적극적인 로비를 벌인 결과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폴크스바겐의 합작회사인 상하이-다둥의 간부들이 동행했고 양국 정상회담에서 폴크스바겐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승용차 공장을 확장키로 결정한 것도 밀월의 또다른 실레다.

폴크스바겐이 곤경이 처한 지난 10월 하순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8번째로 중국을 방문하자 중국은 공상은행을 통해 폴크스바겐에 대한 대규모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폴크스바겐의 마티아스 뮐러 사장이 메르켈 총리 옆에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