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본드걸은 눈요깃감? 천만의 말씀”

“영화 007 본드걸은 눈요깃감? 천만의 말씀”

입력 2015-11-06 04:29
업데이트 2015-11-0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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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학자 “1960년대 본드걸이 훨씬 다면적…여전히 진화중”

지난주 영국에서 개봉한 24번째 영화 ‘스펙터’까지 첩보 영화의 대명사인 007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늘 당당하고 지적이며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한 인물로 나온다.

그렇다면, 본드와 함께 영화를 이끌어가는 ‘본드걸’은 어떨까. 아름답고 성적인 매력이 넘치며 때로는 본드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인물 정도로 요약된다.

쉽게 말해 본드의 옆에서 그의 존재감을 떠받치는 ‘눈요깃감’ 정도라는 시각이 우세하나,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의 리사 펀넬 교수는 본드걸이 영화에서 늘 그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여성과 성별 연구 전문가인 그는 007 영화의 본드걸 캐릭터를 분석한 ‘오직 그의 시선을 향한 : 제임스 본드의 여자들’이라는 책을 썼다.

본드걸은 본드와 사랑을 나누는 여자 주인공뿐만 아니라 007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용어다.

펀넬 교수는 5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60년대 007 영화만 해도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정형화하지 않고 지금보다 훨씬 다양했다”면서 “본즈의 남성성에 도전하는 인물로 그려졌다”고 평했다.

‘골드 핑거’에 출연한 아너 블랙먼, ‘여왕 폐하 대작전’에 나온 다이애나 리그와 같은 여배우는 영국 TV 첩보물 ‘어벤저스’에서 남자 주인공인 영국 첩보원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능동적인 모습 그대로를 007에서도 보여줬다고 펀넬 교수는 봤다.

그는 ‘007 위기일발’에서 살인 용역 단체 스펙터의 킬러로 끝까지 007을 죽이려 드는 로사 클레브, ‘옥토퍼시’에서 본드의 적으로 나왔다가 나중에 본드를 돕는 머드 애덤스와 같은 이들도 자신을 돌볼 줄 아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그려졌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출신 중화권 여배우 양쯔충(양자경·’두 번 살다’), 할리 베리(’다이 어나더 데이’) 등 007 최근작에 등장한 이들도 적극적이며 지적인 여성으로 출연해 ‘섹시함’으로만 무장한 본드걸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놓았다.

본즈의 소속인 영국 해외정보국(MI6)에서 그의 상사로 출연한 M과 M의 비서인 이븐 머니페니의 존재도 007시리즈에서 여성 배역의 진화를 보여준다.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는 1995년 17번째 작품인 ‘골든 아이’부터 그간 남자 배우가 맡던 M을 연기했다.

펀넬 교수는 007의 상사로 여배우 덴치가 등장한 점과 덴치가 007을 향해 “세상은 바뀌었는데 자네는 여전히 과거에 묻혀 사는군”과 같은 대사를 통해 007시리즈에서 여성성의 진보를 발견했다고 했다.

머니페니의 비중도,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목소리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졌다.

2012년 ‘스카이 폴’에 이어 ‘스펙터’에서 머니페니로 분한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는 2012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본드걸은 과거처럼 정형화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뭐든지 할 수 있는 배역”이라고 강조했다.

펀넬 교수는 최근 개봉한 ‘스펙터’가 흥행 신기록 행진을 벌이는 원인이 영화 속 여성의 비중 증대에 있다면서 본드와 함께 모험에 휘말린 본드걸이 지적 능력과, 본능, 신체적인 능력 등을 본즈에게 제공함으로써 대등한 지위로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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