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유입은 급증…수용시설·지원물품은 태부족
터키 서부 해안에서 에게해를 건너 몰려드는 난민 행렬에 그리스 해안의 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목숨을 걸고 위험천만한 고무보트에 의지해 바다를 건너는 난민의 사정은 딱하지만 유입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리스 해안도시들도 수용능력이 한계에 달한 형편이다.
주민이 3만6천 명에 불과한 그리스 레스보스섬에는 매일 200명의 난민이 에게해를 건너온다.
에게해의 레스보스섬은 그리스 영토지만 터키 해안가에서 맨 눈으로 들여다보일 만큼 터키 쪽에 가깝다.
섬의 중심도시 미틸레네는 물론 최근 문을 연 난민보호시설도 이미 수용한도를 넘었다. 난민에게 줄 수 있는 구호품도 담요 정도에 불과하다.
난민유입 현황을 담당하는 국제이주기구(IOM) 직원 조이 리바디토도 “더는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크레타와 로도스, 키로스, 코스, 레로스 등 에게해의 모든 그리스 섬들이 난민유입으로 몸살을 앓는 건 마찬가지다.
이들 도시에서는 난민에게 표를 사주며 수도 아테네로 옮기도록 권하기도 하지만 아테네에서도 뾰족한 수는 없다. 그리스 중앙정부는 지방당국에 버려진 국가소유 건물이나 운동장, 군 병영 등을 난민의 임시 거처로 활용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분기에 그리스 해안에 당도한 난민의 수는 1만445명이다. 지난해 2천863명에 비해 3배로 늘었다.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은 2013년엔 1만2천447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만3천518명으로 급증했다.
난민의 사정도 외면할 수는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25세 아프가니스탄 청년은 “이란부터 터키까지 음식도 물도 없이 걸어왔고 몇몇 사람들은 다쳤다”고 털어놨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넘어온 37세 쿠르드족 이스마일 카딜라는 “고무보트가 사람으로 가득찼고 (밤이라) 어두워 매우 위험했다. 어린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