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 제노포비아 진화 나서…반둥회의 불참

남아공 대통령 제노포비아 진화 나서…반둥회의 불참

입력 2015-04-20 07:27
업데이트 2015-04-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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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 산발적 소요 계속…이웃나라 분노 확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폭력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외국 방문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폭력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 흑인빈민지역에서 한 외국인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등 산발적인 소요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인접한 모잠비크에서 남아공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아프리카 이웃나라들의 분노가 확산하고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주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심각한 제노포비아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취소하고 외국인들에게 남아공에 머물러 줄 것을 호소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인도네시아로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외국인에 대한 공격과 관련한 국내 문제를 챙기기 위해 외국 방문 계획을 포기했다고 발표했다.

주마 대통령의 이런 결정은 제노포비아에 대한 남아공 내부는 물론 유엔과 외국 자본으로부터의 경고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08년 62명이 숨진 유혈 폭동을 피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주마 대통령은 이날 제노포비아로 난민 생활을 하는 외국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더반 채츠워스 난민캠프를 방문했으나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군중들은 “집에 가라. 너무 늦었다”라고 고함을 지르고 정부의 늑장대처를 비난했다.

주마 대통령은 “정부가 당신들에게 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모든 남아공 사람이 ‘떠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노포비아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5만 랜드(약 440만 원)를 전달했다.

남아공에서는 지난 3주 동안 확산하는 제노포비아 폭력사태로 적어도 6명이 사망하고 5천 명 이상의 외국인 이민자들이 임시 캠프에서 경찰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산발적 소요 계속

더반에서 시작된 살인 폭력 방화 약탈 등 폭력사태는 전반적으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남아공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로 확산하면서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요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요하네스버그 북쪽 흑인 거주지역인 알렉산드리아에서 한 외국인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난한 이 지역에서는 살인과 약탈이 일어나 경찰이 폭도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을 발사했으며 경찰은 이날 밤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만 30명 이상을 체포했다.

한편 아프리카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자에 대한 잇단 공격과 관련, 남아공에서 3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말루시 기가바 내무부장관이 밝혔다.

기가바 장관은 사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리카 이웃나라 분노 촉발

제노포비아 폭력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분노를 촉발시켰다.

남아공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모잠비크에서는 지난 17일 약 200여 명의 무리가 남아공 차량에 돌을 던지고 남아공과의 남쪽 국경 레봄보를 봉쇄했다.

잠비아에서는 한 민영방송국이 제노포비아 공격에 항의해 남아공 음악 방송을 중단했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는 시위대가 제노포비아를 아프리카 친구에 대한 ‘어리석고 끔찍한 살육’이라고 비난하면서 남아공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도 남아공에서 발생한 외국인을 향한 폭력을 ‘충격과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며 비난했다.

남아공과 이웃한 짐바브웨, 말라위와 모잠비크는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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