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흑인 출입금지’ 중국식당 주인 기소

케냐, ‘흑인 출입금지’ 중국식당 주인 기소

입력 2015-03-26 23:46
업데이트 2015-03-2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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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내무장관과 일부 정치인도 출입 거부당해

아프리카 케냐에서 흑인들의 출입을 금지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킨 중국 음식점 주인이 현지 법원에 기소됐다.

케냐 검찰은 26일(현지시간) 수도 나이로비 시내의 중국 음식점 ‘충칭’을 운영하던 중국 여성 양 자오를 면허 없이 식당을 운영하고 노동허가서도 발급받지 않은 채 경영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문제의 중국식당은 성난 시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후 5시 이후 흑인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강하게 비난하면서 단속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전직 내무장관과 일부 국회의원도 이 식당에 들렀다가 출입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오는 소말리아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 샤바브가 2013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를 일으킨 뒤 테러와 강도를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하고 시민들을 분노케 한 데 대해 사과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머무는 나이로비의 번화한 상업지구와 킬리마니 주거지역에 위치한 ‘충칭 중국식당’은 그러나 적합한 허가를 가지고 있지 않아 지난 24일부터 문을 닫았다.

나이로비의 에반스 키데로 주지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그 식당이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면허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문을 닫도록 명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식당은 올바른 주류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식품 취급을 위한 공중보건 요구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규칙과 규정을 준수할 때까지 폐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지사는 또한 “모든 사업체와 서비스 제공자들은 고객과 의뢰인이 인종, 피부색, 성별, 종족, 종교에 관계없이 존경과 품위를 가지고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당 매니저는 언론에 “흑인 차별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 알샤바브가 2013년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적어도 67명을 대량 학살한 뒤 강도를 막기 위해 취해진 조치”라고 말했다.

매니저인 에스터 자오는 “누가 알샤바브고 누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아프리카 사람은 들여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이로비 외곽 여성 전용 구치소에 자오를 수감한 검찰은 이날 성명에서 ‘자오가 외국인인 만큼 도주의 우려가 있어 보석에 의한 석방을 불허한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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