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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분’…포용세력이 반이슬람 압도>(종합)

<’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분’…포용세력이 반이슬람 압도>(종합)

입력 2015-01-13 06:45
업데이트 2015-01-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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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에 나온 드레스덴 집회 상황, 각 도시의 집회 참가자 수치 업데이트, 페기다 운동 분석 등을 추가한 것입니다.>>월요시위 본산 라이프치히서도…니콜라이교회서 관용 기도주류 사회 지지로 득세…드레스덴에서는 페기다 세력 건재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독일에서 처음 열린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주도의 반(反)이슬람 집회는 인종주의 배척과 다민족 공존을 강조하는 반페기다 세력의 결집에 압도당했다.

다만, 페기다 세력은 정부의 반대에도 근거지이자 옛 동독 지역인 작센 주(州)의 드레스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건재를 과시했다.

12일(현지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 제1공영 ARD 방송, 보도전문채널 n-tv에 따르면 이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페기다가 이끈 월요집회와 이에 맞서는 집회가 드레스덴 외에도 수도 베를린, 라이프치히, 뮌헨, 뒤셀도르프, 하노버 등 독일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저녁 베를린에서 브란덴부르크문을 기점으로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 마련된 페기다의 반이슬람 집회 참가자는 400명에 불과했지만 반페기다 집회에는 4천 명이 참가했다.

베를린에서는 지난 5일 처음 같은 양상의 양측 집회가 각각 열렸으나 역시나 페기다 집회 참가자는 300명에 불과했던 데 비해 반페기다 집회 참가 인원은 5천 명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원래 월요시위의 본고장인 라이프치히에서도 이날 처음으로 페기다 집회가 열렸고, 반페기다 동조자들이 이를 규탄하며 맞섰다. 라이프치히는 1989년 당시 동독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던 월요시위의 중심부였다. 페기다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시작한 월요시위는 이를 흉내 낸 것이다.

라이프치히의 집회 대결도 반페기다 세력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반페기다의 깃발 아래 모인 시민은 3만 명을 헤아렸지만, 페기다 쪽은 수백 명에 머물렀다.

반페기다 지지자 2천500명은 과거 동독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자 월요기도의 아지트였던 니콜라이 교회에 들러 평화를 위한 예배를 하고 집회에 참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뮌헨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반페기다 지지 집회에 가세한 시민 2만 명이 300명의 페기다 지지자들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뮌헨의 반페기다 시민들은 “뮌헨은 다양하다”라거나 “우리는 세계시민이다”라며 인종적 편견을 버리고 용광로같은 다양성의 독일을 만들자는 취지를 강조했다.

디터 라이터 뮌헨시장은 집회에서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와 극우 폭력에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노버에서도 1만1천 명이 반페기다 대열에 동참한 반면 페기다 쪽은 많아야 1천명이 가세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2월 23일 시작된 반페기다 인터넷 지지 청원에는 40만5천 명이 서명했으나, 같은 달 29일 시작한 페기다 편에는 1천449명만 함께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페기다에 반대한다는 글과 트윗이 잇따르며 사이버 공간에서마저 반페기다의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몇몇 도시에서는 지난 5일 집회때 처럼 소등 행사로 반페기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페기다의 중심 무대인 드레스덴에서는 페기다 세력이 애초 계획한 대로 파리 테러 추모 형식의 집회를 열어 많게는 1만5천 명이 참가하면서 다른 도시와 대조를 보였다.

일부 참석자들은 예정대로 이슬람 풍자만화를 들고 나왔고, 파리 테러 희생자 추모의 의미로 검은 완장을 두른 채 1분간 묵념도 했다.

페기다 운동을 이끄는 드레스덴 태생의 루츠 바흐만(41)은 “파리 테러로 페기다의 존재가 입증됐다”며 이민 규제 강화 등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절도죄로 징역을 살고 마약사범으로 기소된 전력도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드레스덴은 지난 5일 페기다 집회에 1만8천 명이 모여 페기다의 득세에 대한 반대 세력의 우려를 자아낸 곳이다. 그런 걱정은 지난 10일 3만5천 명의 반페기다 시민의 결집으로 이어졌다. 이 도시는 작년 10월 20일 처음으로 월요시위를 시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과격 이슬람 세력을 공격해온 훌리건 준동의 영향, 보수 정치권의 영향력에 비례한 일부 극우 기류, 신나치 활동의 자극, 옛 동독 지역이 가진 소외감이 겹쳐 드레스덴이 반이슬람의 근거지가 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드레스덴의 페기다 운동은 다른 도시로도 어느 정도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독일 정치권과 주류 사회의 걱정을 배가시켰다. 그러자 여러 주정부와 도시 집권세력의 다수를 점하는 사회민주당(SPD) 등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더불어 반이슬람 세력을 앞장서 규탄하며 반페기다 시민들을 자연스럽게 거리로 나오게 만들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있었던 월요시위 경우만 보더라도 거리에 나온 시민의 숫자를 비교하면 페기다는 1만9천여 명이었지만, 반페기다는 4만8천여 명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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