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인터넷 과세 보류 속사정은>

<헝가리 인터넷 과세 보류 속사정은>

입력 2014-11-01 00:00
수정 2014-11-0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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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불리 직감한 총리 전격 후퇴한 것”

최근 선거에서 3연승 한 헝가리 여당 청년사회동맹(피데스)을 이끄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인터넷 사용량에 따라 과세하려던 계획을 열흘 만에 ‘일단 보류’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피데스는 지난 4월 총선거에 이어 5월의 유럽의회 선거, 최근 지방선거에서 50% 안팎의 득표율로 3연승을 구가했다.

이 덕분에 오르반 총리는 총리직 3선에 성공, 정치 경력이 활짝 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이번 인터넷 과세 안은 세수 확충 방안의 연장 선상에서 지난해 전화 통화료에 세금을 매기면서 일찌감치 예정됐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피데스는 반발이 거셀 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이 과세 계획은 ‘일상화한 인터넷’이라는 예민한 대목을 건드렸고 자칫 언론과 소통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거센 반발을 맞았다.

◇’의외’ 시위 양상에 여야 모두 충격 = 지난달 21일 정부의 과세 계획이 나오자마자 페이스북에는 반대 계정이 생겼고 당일에만 2만여명이 가입했다.

페이스북 계정에는 26일 시위를 벌이자는 제안이 나오며 2만명이 참가한 데 이어 이틀 후 시위에는 10만명이 참여했다.

시위는 피데스가 집권한 2010년 이후 최대규모라는 점, 지방 주요 도시인 데브레첸과 세게드, 죄르, 니레지하자 등지에서도 나타났다는 점에서 여당은 물론 야권도 매우 놀랐다.

특히 시위가 자생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 정치권은 주목했다. 시위는 끊이지 않아 지난달 30일에는 지방 소도시인 솜바텔리와 에게르 등지에서도 발생했다.

만약 이 시위가 야권과 연계해 구심점을 확보하고 탄력을 얻으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헝가리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처럼 공산체제였지만 민주주의를 훈련한 경험이 꽤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위 양상은 정권 교체라는 불씨를 잉태한 것처럼 보였다.

◇’정치 후각 9단’ 오르반 총리 = 여당인 피데스 내부에서 과세 계획을 철회하고 물러서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월 상한액을 둬 부담을 줄인 유화책을 제시했다.

시위의 배후에 야당이 있다는 주장도 어김없이 나왔다. 지리멸렬한 야권은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대꾸했다.

오르반 총리는 과세 안 발표 열흘 만에 국영 코슈트 라디오와 한 격주 정례 인터뷰에서 “과세 논란이 궤도를 이탈했다”고 지적하면서 “현 상태의 과세 안을 철회한다”고 전격 후퇴했다.

인터넷 과세 계획은 재정 확충 차원에서 도입한 것이지 반대자들과 야권의 주장대로 정보 격차를 키우거나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게 오르반 총리의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인터넷 과세 계획이 정말 부당한 것인지 내년 1월 중순에 국민적 협의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단 형세 판단에서 ‘세 불리’를 직감했기 때문에 과세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이라고 현지 정치 평론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이번 시위가 여당이 우려한대로 야권과 연계해 구심점을 확보하고 탄력을 얻어간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 평론가는 “냉소주의와 무관심을 극복하고 일상의 사안에 분노해 거리로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시위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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