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후보 “국민 뜻에 반하는 쿠데타”

지난달 시행된 아프가니스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아슈라프 가니(65) 전 재무장관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경쟁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54) 전 외무장관이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 의사를 밝혀 아프간 정국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선관위는 가니 후보가 56.44%를 득표해 43.56%를 얻은 압둘라 후보를 제쳤다고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아흐마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중앙선거관리위원회(IEC) 위원장은 다만 “잠정 결과로 최종 당선인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며 “모든 이의 제기를 검토한 뒤에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누리스타니 위원장은 또 “선거 과정에서 주지사나 공무원, 경찰 등이 연관된 부정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전체 800만표 가운데 10만표 정도를 부정투표로 인정해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최종 결과는 오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아프간은 지난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자 45.0%의 지지를 받은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31.6%를 득표한 가니 전 재무장관을 놓고 지난달 14일 결선 투표를 했다.

애초 잠정 결과는 지난 2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압둘라 후보의 부정 선거 의혹제기로 선관위가 전체 투표소 2만3천곳 가운데 1천930곳에서 재검표를 진행하면서 발표가 이날로 미뤄졌다.

가니 후보는 잠정 결과가 발표되자 바로 선관위 발표 내용과 자신의 승리 사실을 알리는 기사를 트위터에 올렸다.

가니 후보 측 아지타 라파트 대변인은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이같은 결과를 보게 됐다”며 환영했다. 다만, “그러나 최종 결과를 예단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압둘라 후보는 즉각 반발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압둘라 후보 측 무지브 라만 라히미 대변인은 “잠정 결과 발표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쿠데타”라며 “우리는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압둘라 후보는 앞서 이번 선거에서 허위 투표용지를 뭉텅이로 투표함에 넣는 식의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소 1만1천곳의 투표함을 유엔 감시하에 재검표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후보 측도 7천곳의 재검표에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져 최종 결과 발표까지 재검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압둘라 후보가 대선 결과에 끝내 불복하면 그를 지지하는 타지크족과 가니 후보를 지지하는 파슈툰족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