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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말 탄광참사 한일피해자 유족 70년만에 만난다

일제말 탄광참사 한일피해자 유족 70년만에 만난다

입력 2014-05-27 00:00
업데이트 2014-05-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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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말기 일본 탄광에서 발생한 사고로 억울하게 숨진 한인 징용 피해자 유족과 일본인 근로자의 유족이 처음 대면한다. ‘아버지’들이 숨진지 70년만이다.

태평양전쟁기에 아키타(秋田)현 오다테(大館)시의 탄광으로 징용된 조선인과, 일본인 노동자 등 모두 22명이 사망한 ‘나나쓰다테(七ツ館) 갱도 사건’ 70주기를 맞아 오는 29일 현지에서 양국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린다고 이 행사에 관여하고 있는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27일 밝혔다.

나나쓰다테 갱도 사건은 1944년 5월29일 아키타현 소재 하나오카(花岡) 광산에서 갱도 위를 흐르던 강 밑바닥이 무너지면서 굴을 파던 조선인 징용 노동자 11명과 일본인 노동자 11명이 숨진 사건이다. ‘사고’가 아니라 ‘사건’으로 불리는 배경에는 당시 제국주의 전쟁에 협력한 일본 기업의 비정한 대처가 자리잡고 있다.

당시 갱도 운영업체 후지타구미(藤田組·현 도와홀딩스)의 간부들은 사고 당시 생존자들이 내는 것으로 보이는 해머 소리 등이 들리는데도 구조작업을 중단한 채 함몰지점을 서둘러 매립한 사실이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회사 측은 신속히 지대를 안정화함으로써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비인간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당시 현장의 한인 징용 노동자들과 일본인 노동자들은 국적을 초월한 채 의기투합, 혼신의 구조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추도식에는 한국인 희생자 유족인 최광순 씨 등과 일본인 희생자 유족이 나란히 참석한다. 나나쓰다테 사건 추도식에 한국인 희생자 유족이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정훈 교수는 전했다.

또 오다테시 시장과 아키타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추도식 후에는 ‘나나쓰다테 사건의 의미와 한국, 일본, 북한의 평화·우호’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 발제자로 나서는 김정훈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갱도 운영사인 후지타구미가 노천 채굴터 개발을 한다며 1955년 이후, 희생자 유골이 묻힌 곳을 갈아엎어 버려서 유골 발굴이 어렵게 됐다”며 “조사가 가능하다면 이런 과정을 밝히고, 회사 측에 책임을 추궁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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