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 칼레카 프리덤하우스 국장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4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97개국 가운데 68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이나 하락해 ‘부분적 언론자유국’이라는 불명예를 다시 안았다. 2011년 ‘언론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된 뒤 이번에도 복원되지 못했다. 게다가 순위까지 68위로 떨어지면서 일본(42위)·타이완(48위)뿐 아니라 칠레·나미비아(공동 64위)보다도 낮게 평가됐다.카린 칼레카 프리덤하우스 ‘언론자유 프로젝트’ 총괄국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칼레카 국장은 “최근 몇 년 새 한국의 인터넷 검열이 더 강화됐는데 이는 북한과의 긴장 고조 상황과 관련이 있다”며 “상당수 인터넷 사이트에서 북한 관련 콘텐츠에 대한 검열이 많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몇 년 전 방송사 기자들이 해고를 당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콘텐츠에 대한 간섭이 있었던 것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이 ‘언론자유국’ 자리를 되찾으려면 인터넷 검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칼레카 국장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검열 수위와 관련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부분적 언론자유국’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장 많고 인터넷 접근이 가장 빠른 나라인 데다 훌륭한 인터넷 매체도 많이 있는데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며 “진정한 인터넷 강국이 되려면 상당수 웹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제한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5-03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