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장성택 처형’ 긴박한 北 정보 수집 총력전

美中日 ‘장성택 처형’ 긴박한 北 정보 수집 총력전

입력 2013-12-14 00:00
업데이트 201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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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향후 행보 주시…한반도·동북아 정세 ‘안정관리’

”긴박하게 돌아가는 평양의 기류를 포착하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한때 ‘제2인자’로 평가됐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전격 처형되는 등 북한 권력 내부에 큰 소용돌이가 몰아치자 미국과 중국, 일본의 대북 안보·정보 라인이 총동원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집권 2년을 맞는 김정은 체제의 권력장악을 과시하는 것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북한의 체제 불안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북한 수뇌부의 세대교체의 시발점으로 작용할 것인지가 핵심 분석포인트다.

북한의 변화는 그 자체로도 큰 안보사안이지만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역학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대형 변수라는 점에서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은 더욱 급박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장성택의 숙청을 계기로 ‘김정은 체제’의 동력과 집권세력 내부의 동요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장성택 세력의 제거 이후 향후 북·중관계의 추이도 지켜보고 있다.

1인 권력장악을 공고히 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감’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과감한 대외행보를 보여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핵심 정보당국의 북한 관련 인력을 대거 가동하는 한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부의 한반도 담당관들이 수시로 협의를 가지며 ‘북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백악관과 국무부가 ‘장성택 처형’이라는 긴급뉴스가 전해진 지 1시간여만인 12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께 동시에 논평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백악관 논평은 “만일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extreme brutality)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강력한 표현’을 담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이례적으로 매우 빠르고, 강한 표현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한반도 담당 당국자들이 이번 사태를 매우 중대한 현안으로 인식한 결과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국담당 보좌관 등이 이번 사태와 관련된 미국 정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장성택 실각’ 가능성을 매우 빠른 시간에 포착한 우리 측과도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북한의 권력 내부 동향과 향후 한반도 정세 등을 놓고 조율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다양한 대응전략도 점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강경기조를 띨 경우 멀지 않은 시기에 4차 핵실험을 포함해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또 6자회담 재개 흐름을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문제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오히려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도 ‘장성택 처형’ 사태를 맞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중국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초래된 배경과 과정 등을 짚어보면서 김정은 체제 내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외교·안보소조’가 개최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장성택 숙청이 공식 확인된 지난 9일에도 “북한 내부사무(일)”이라며 오히려 북중간 우호협력을 부각했다. 이런 기조는 ‘장성택 사형집행’ 소식이 나온 13일에도 비슷했다.

또 “중조(중북) 양국은 정상적 무역협력을 하고 있고 이는 양국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앞으로도 우호와 상호이익의 기초 위에서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양국간 경제협력을 부쩍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북한 외무성 의례국(의전국)장인 리광남 일행이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사실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양국 간 외교채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에는 일단 북한 내부의 불안정 요소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관측은 중국의 관영매체들 보도 태도에서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이런 언행 속에서는 초조감도 함께 감지된다는 해석이 많다. 특히 장성택 부위원장이 그동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과 북한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영매체의 보도 등에서 비록 짤막한 표현에 그치지는 했지만 ‘북한 안정’, ‘북중 경제협력’에 대한 강조는 결국 중국이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곡하게 표출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성택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고 계속 북한정세를 뒤흔드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경우 중국은 ‘안보비용’ 증가라는 또 하나의 악재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서 주변국과 치열한 영토 갈등을 벌이면서 미국과도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시작한 중국은 그동안 ‘대문 앞’에 위치한 북한의 정세불안을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소식 중 하나로 꼽아왔다.

일본도 북한 정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관련 정보 수집과 정세 분석 등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주재로 수시로 관계부처 합동정보회의를 열고 북한 정세 등을 분석했다.

또 미국과 한국 등과 북한 동향 등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장관은 13일 오전 정례 회견에서 장성택 처형에 대해 “관계국과 긴밀히 공조, 냉정하게 정세를 주시하면서 계속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 내부에서 지금 어떤 항쟁, 어떤 권력구조가 돼 있는지 등에 대해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담당상은 기자들에게 “김정은 체제를 향해 권력투쟁을 포함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며 북한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북한) 군의 영향력이 강화되면 북한 동향은 보다 첨예화될 것”이라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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