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현재 경고 문구 작아 확대 필요
영국에서 모유 수유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분유통의 최소 3분의 1 크기로 ‘모유가 최고’라는 내용의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그러나 이런 조치는 모유 수유를 하고 싶어도 여건상 할 수 없는 산모들의 죄책감만 키울 뿐이라는 반론이 뜨거워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어린이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18일 분유통에도 담뱃갑처럼 커다랗게 경고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분유 제품에는 모유가 최고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삽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경고 문구가 너무 작거나 읽기 어렵게 인쇄된 사례를 이미 많이 알고 있다”며 문구 확대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모유 수유, 특히 초유가 아이의 면역체계 형성을 돕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분유회사의 광고로 일부 산모는 분유가 좋다는 생각마저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초유는 갓 태어난 아이의 생존력을 3배나 높여 모유 수유를 하면 1시간에 95명, 매년 83만여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형편인 여성들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과도한 조치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모유 수유 전문가인 클레어 비얌쿡은 이런 주장이 감정적일 뿐 아니라 영국과 제3세계의 사정이 다르다는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간당 95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영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의 상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모유 수유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산모들은 이미 분유를 먹여야 한다는 데서 패배감을 느끼고 있으며 분유를 구매할 때 곱지 않은 시선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기관 포풀러스도 5세 미만 아동을 키우는 부모와 여성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 문구 확대는 ‘지나친 조치’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적절한 조치라는 응답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