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학교 학생 “뿌리 배울 권리 빼앗지 말라”

일본 조선학교 학생 “뿌리 배울 권리 빼앗지 말라”

입력 2013-02-07 00:00
업데이트 2013-0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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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계 학교 무상교육 배제 반대 기자회견

“조선학교에서 나의 뿌리를 배웠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를 이유로 배울 권리를 빼앗지 말아 주십시오.”

7일 일본 도쿄의 중의원(하원) 제2의원회관 회의실에서는 자민당 정권의 수업료 무상화 적용 배제 방침에 반발한 조선학교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정부는 지난해 12월 일본인 납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선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계 고교를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달 졸업을 앞둔 도쿄 조선고등학교 3학년생 김지홍(19) 군은 “내가 조선인이라는 사실, 나의 근원, 나의 정체성을 조선학교에서 배웠고, 민족의 말과 문화를 이곳에서 익혔다”고 소개했다.

김 군은 “조선학교가 반(反) 일본 교육을 한다는 오해와 착각이 있는데, 일본 정부는 학교가 실제로 가르치는 것을 보지도 않고 정치적인 문제를 들어 무상교육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하니 학생으로서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주장하는 바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의 문제”라며 “배울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인데 거기에 정치적인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함께 자리한 같은 학교 동급생 오향애(19)양은 “무상교육 배제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차별이 있지만 더욱 강하게 조선인으로서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이 조선학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학교 교육을 통해 재일(在日) 조선인의 생활 환경을 지키고, 조선사람으로서 살아나갈 수 있는 법을 배웠다”며 조선학교가 일본인 학생들의 교육 시스템에 편입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 조선학교 어머니회 대표 남주현씨는 “도쿄가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려 하는데 올림픽 운동은 차별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일본이 조선학교를 따돌려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도쿄 조선중·고등학교의 신길웅 교장은 오사카(大阪)조선학원과 아이치(愛知)조선고교에 이어 도쿄의 조선학교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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