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중국인으로 몸살 앓는 홍콩

밀려드는 중국인으로 몸살 앓는 홍콩

입력 2013-02-03 00:00
업데이트 2013-02-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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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품절·학생 수용 어려움에 ‘中 관광객 수 제한’ 주장도

홍콩에 밀려드는 중국인들로 홍콩 사회가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홍콩에서는 최근 몇 년간 원정 출산을 위해 홍콩에 오는 중국 임신부들로 현지 임신부들이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큰 사회 문제가 됐다. 이 문제는 올해부터 홍콩 공립병원에서 중국 본토 임신부들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잠잠해진 상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연초부터 일부 상표의 분유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홍콩에서 분유를 대거 사다가 이득을 남기고 중국에 되파는 보따리상들이 성행하는데다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중국 관광객들이 홍콩에서 분유 구매에 열을 올리며 빚어진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상점들은 중국인들에게 웃돈을 받고 분유를 판매하고 있어 분유를 구하지 못한 홍콩 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분유는 원래 먹이던 상표의 제품에서 다른 상표의 제품으로 쉽게 바꾸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홍콩 부모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홍콩 당국은 홍콩을 떠날 때 분유 2통이나 1.8kg 이상을 휴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내놨다. 새 조례는 위반자를 최대 200만홍콩달러(약 2억 8천만 원)의 벌금이나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7개 주요 상표 분유를 주문할 수 있는 24시간 정부 핫라인도 개설했다. 분유 보따리상들을 막기 위해 지하철에서 휴대 가능한 짐의 무게도 현행 32kg에서 23kg으로 줄였다.

홍콩 보건 당국이 분유 대책을 발표하던 날 한쪽에서는 교육 당국도 새로운 발표를 했다.

홍콩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중국 아이들이 입학연령이 돼 홍콩 학교에 다니려고 다시 건너오는 탓에 현지 홍콩 아이들이 거주 지역의 학교에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중국 접경 지역에서는 9월 시작하는 새 학기에 약 1천400명의 학생이 거주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학교에 다녀야 할 처지다. 이에 교육 당국은 ‘특별 배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 한 학급당 학생 수가 홍콩 표준인 28명보다 10명 많은 38명으로 늘어나게 돼 교육의 질(質)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에서는 최근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 탓에 홍콩 고유문화 파괴와 상가 임대료 상승, 분유 품절 사태 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달 2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설문조사에서는 3일 현재 78%가 홍콩의 관광 산업 성장이 둔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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