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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위에 ‘검은 복면’ 등장…폭력시위 주도

이집트 시위에 ‘검은 복면’ 등장…폭력시위 주도

입력 2013-01-29 00:00
업데이트 2013-01-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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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민혁명 발발 2주년을 맞아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의 유혈충돌이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시위대 속에 검은 복면을 한 젊은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칭 ‘블랙 블록(Black Bloc)’이라는 이 청년들은 자신들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옹호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과거 시위대를 공격한 이슬람교도들과 경찰에 대한 보복으로 폭력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이집트 정국에 새로운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닷새간 시위현장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대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28일(현지시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한가운데서는 불타는 경찰차를 배경으로 승리의 ‘브이(V)’ 표시를 하는 모습이 외신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은 블랙 블록이 폭력을 사용해 국가를 파괴하는 민병대라고 비난했으며, 일부 이슬람교도는 이에 맞서 자경단을 꾸리겠다고 위협했다.

무슬림형제단 출신 관리들은 이 단체가 대통령궁에 방화를 시도하고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을 공격하는 한편 관공서를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세력 일각에서도 이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의 폭력적 대응이 이슬람교도들의 보복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는데다, 시위를 폭력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 블록은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인민의 해방과 부패 척결, 독재자의 실각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무슬림형제단의 파시스트 독재 정권과 맞서기 위해 조직됐다”면서 경찰이 개입하면 주저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블랙 블록은 유럽과 미국에서 과격 반자본주의 시위를 주도하는 동명의 단체를 본떠서 조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조직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거리에 검은 복면을 쓴 청년들이 모두 이 단체 소속인지, 단순히 얼굴을 가린 시위자인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현재 상인들이 젊은이들을 상대로 검은 복면을 팔고 있다.

셰리프 엘 셰라피라는 이름의 한 대학 졸업생은 알제리 신문 ‘엘 와탄’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블랙 블록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랙 블록이 전국적으로 1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약 20명씩 한 조로 편성돼 있고, 최루가스에 대처하는 방법과 자기방어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4일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대통령궁 밖에서 연좌농성을 하던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양측간 충돌이 발생했을 때 블랙 블록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슬람주의자들이 추진한 새 헌법 제정과 무르시의 ‘현대판 파라오 헌법 선언’을 둘러싸고 촉발된 당시 대규모 충돌로 1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집트의 인권운동가인 호삼 엘 하말라위는 “그들(블랙블록)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하고 친구들이 죽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말라위는 그러나 “이는 사람들이 블랙 블록에 대응해 무기를 들도록 할 수 있다”며 “혁명을 위해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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