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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친숙해지게”…美총기업계 ‘아동 마케팅’ 논란

”미리 친숙해지게”…美총기업계 ‘아동 마케팅’ 논란

입력 2013-01-28 00:00
업데이트 2013-01-2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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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업계가 아이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총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가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공격용 소용’을 선보이거나 아동 대상의 ‘반자동 권총’ 사격대회를 개최하는 식이다.

유명한 총기 제작업체가 관련 비디오 게임의 개발을 후원하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

이는 총기 규제 논란이 수시로 불거지는 가운데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총기에 친숙하게 만들지 않고서는 총기산업의 장래가 암담해질 수 있다는 업계의 자체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기업계는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더 많은 총기를 갖도록 하려는 캠페인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어린이용 총기 홍보 잡지인 ‘주니어 슈터’는 한때 반자동 소총을 든 15살 소녀를 표지 모델로 내세우면서 부시마스터 소총인 ‘AR-15’를 격찬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의 광고는 총기 할인 쿠폰을 부모에게 보여주라고 권유하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AR-15’ 소총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유혹한다.

지난 2008년 총기업계의 의뢰는 받은 한 단체는 총기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총기 애호가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에는 “젊은 총기 팬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아이들에게 총기 사용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8∼17세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뒤 “총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점차 총기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동년배의 홍보대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페인트볼이나 양궁 등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인 운동을 통해 총기에 대한 거부감을 서서히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보고서는 “일단 무언가를 발사하는데 익숙하게 하면 다음에는 진짜 총기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 작성을 의뢰한 전국사격스포츠재단(NSSF)과 전국총기협회(NRA) 등은 총기 규제 노력을 격파하고 보급을 확대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는 총기산업의 대표적인 이익단체다.

타임스는 코네티컷 초등학교의 총기 참사 이후 구매 가능한 총기의 종류와 총기 구입자의 정신병력 여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영향 등은 논란이 됐지만 이 같은 총기업계의 아동 마케팅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총기업계는 아이들을 총기에 빨리 노출시킬수록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여가 생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NRA는 2010년 한해 동안 보이스카우트연맹 등이 주최하는 아동 사격 프로그램에 5년 전보다 2배 많은 2천100만달러(220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보아스카우트연맹은 단발 소총과 BB총, 양궁 등 비교적 성능이 약한 무기를 활용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프로그램에 뛰어드는 단체가 다양화되고 사용되는 총기도 고성능으로 점차 격상되는 추세다.

이들 단체는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윤리의식, 시민의 책무 등을 고취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 총을 만지도록 한다면 총기문화가 더욱 파괴적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반론이 적지 않다.

뉴욕대의 제스 샤트킨 교수는 “아이들의 뇌는 통상 충동적이고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른보다는 총기를 취급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려면 총기 외에도 다양한 좋은 방법이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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