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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대학살’ 연루 미국인에 징역 35년형

‘뭄바이 대학살’ 연루 미국인에 징역 35년형

입력 2013-01-25 00:00
업데이트 2013-01-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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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 “범죄인 인도 요청 수락 안돼 실망”

‘인도판 9·11’로 불리는 ‘뭄바이 대학살’ 사건에 가담한 파키스탄계 미국인에게 징역 35년형이 선고됐다.

시카고에 있는 미국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은 24일(현지시간) 뭄바이 테러와 관련 12개 혐의를 인정한 데이비드 콜먼 헤들리(52)에게 예상보다 낮은 형량인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해리 라이넨웨버 판사는 “너무나 흉악한 범죄에 가담했고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주장을 믿지 않는다”면서도 헤들리가 검찰 수사에 기대 이상으로 적극 협조한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뭄바이 테러는 2008년 11월 파키스탄계 무장단체 ‘라쉬카르-에-타이바(LeT)’ 소속 테러범 10명이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고급 호텔과 극장, 기차역 등에 폭탄 테러와 총격을 가해 16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미국인 6명도 희생됐다.

헤들리는 직접 폭탄을 던지거나 총을 쏘지는 않았지만 테러 목적지 사전 정찰을 통해 공격 지도를 작성하고 현장 구조를 비디오로 촬영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종신형 위기에 처했으나 연방 검찰은 그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대가로 형량을 크게 낮춰 징역 30~35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는 ‘거물 킬러’로 불리는 패트릭 피츠제럴드 전 연방 특별 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 증인으로 나선 피츠제럴드 전 검사는 “헤들리는 지난 2009년 10월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직후 미국연방수사국(FBI)에 뭄바이 테러 사건에서 맡은 역할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며 “그가 혐의를 즉각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덕분에 7명의 테러리스트를 기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헤들리의 협조로 붙잡은 테러리스트 가운데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는 타하우르 라나도 포함되어 있다.

라나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의 만화를 게재한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 포스텐에 대한 테러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7일 시카고 연방법원에서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

헤들리는 이 사건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라나는 “유년시절 친구인 헤들리에게 속아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abc방송에 따르면 검찰은 헤들리에게 수사 협조 대가로 사형에 처하지 않는다는 점과 인도 송환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들리는 파키스탄계 아버지와 미국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17세까지 파키스탄에서 자랐다.

그는 무슬림보다 미국인에 더 가까운 외모를 이용, 인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LeT 테러범들을 위한 공격 장소를 물색할 수 있었다고 자백했다.

이름도 원래 다우드 길라니였지만 미국식으로 개명했다.

헤들리는 어릴 적부터 인도인에 대해 갖고 있던 혐오감이 테러 공모의 동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재판은 삼엄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재판이 열린 라이넨웨버 판사 전용 법정 앞에는 폭탄 감지견까지 등장해 모든 방청객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제한된 좌석이 마련된 법정 안으로 들어가려고 복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원이 한때 100명을 넘었다며 이 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전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미국 연방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헤들리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해 실망감을 나타났다.

살만 쿠르시드 인도 외무장관은 “헤들리는 인도에서 재판을 받아야 마땅했다”며 “그는 플리바기닝(형량 협상제도)을 통해 형량을 낮추게 되겠지만 미국 법의 틀 안에서 최대 형량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해 11월 뭄바이 테러범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였던 모하메드 아지말 카사브를 교수형에 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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