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중국 ‘8대 원로’…자손들, 富 독식

불멸의 중국 ‘8대 원로’…자손들, 富 독식

입력 2012-12-28 00:00
업데이트 2012-12-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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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사위 등 3명 관련 기업 자산, GDP 5분의 1블룸버그통신, ‘자본귀족’ 103명 재산 추적

덩샤오핑 등 이미 사망한 중국 혁명 원로 8명의 자손들이 ‘자본귀족’이 돼 부를 독차지하고 있다.

덩샤오핑의 사위 허핑 등 원로 자손 3명과 관련 있는 국영기업들의 규모에서 상황은 한눈에 드러난다.

허핑을 비롯해 천윈의 아들 천위안, 왕전의 아들 왕쥔이 각각 경영했거나 아직 경영하는 기업의 자산을 합치면 지난해 기준으로 1조6천억달러(약 1천700조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넘는 막대한 액수다.

블룸버그는 덩샤오핑과 왕전, 천윈, 리셴녠, 펑전, 쑹런충, 양상쿤, 보이보 등 영어권에서 ‘불멸의 8명(Eight Immortals)’이라고도 불리는 이른바 ‘8대 원로’의 직계 후손과 그들의 배우자를 합해 모두 103명의 재산을 추적했다.

왕전 전 부주석의 아들 왕쥔은 중국 최대의 국영 금융회사인 중신그룹과 무기·유전 사업을 하는 바오리를 창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덩샤오핑의 사위 허핑은 2010년까지 바오리 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2008년 4월 기준으로 홍콩에 상장된 바오리부동산그룹의 지분 2천290만주를 보유했다.

양상쿤 전 주석의 사위 양샤오차오도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상하이에 상장된 바오리 그룹의 다른 부동산회사 지분 3천200만달러 어치를 소유했다.

이들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손들) 가운데 26명은 국영기업을 경영했으며 43명은 민간기업에서 최고경영자나 중역으로 일했다.

원로 후손 전체에서 적어도 18명은 케이맨제도나 버진아일랜드와 같이 세금 도피처로 유명한 곳에 등록된 기업과 연관된 사업체를 소유하거나 경영한다.

8대 원로의 손자·손녀나 이들의 배우자인 3세대는 30~40대로 가문의 연줄과 외국에서 받은 교육을 활용해 민간 부문에서 많이 일하고 있다.

3세대 31명 가운데 공직에서 일한 이는 2명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민간사업 분야로 직행했다. 적어도 11명은 직접 사업을 하거나 중역으로 있는데 금융이나 기술 분야가 일반적이다.

일부는 씨티그룹이나 모건스탠리 같은 외국 금융회사에서 일한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회사에서 일하는 이도 최소 6명은 있다.

원로들의 후손은 사업 협력과 혼인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뤘다.

이들의 절반 가까이는 유럽과 호주 등 외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살았다. 미국은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23명 이상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했다. 또 적어도 18명이 미국 기업에서 일했고 12명은 미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중국의 부를 손아귀에 넣은 것은 개혁개방 시기인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계획경제의 설계자인 천윈은 당 원로와 가족이 경제를 통제하기 바랐고 덩샤오핑도 이에 동의했다고 덩샤오핑의 전기를 쓴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말했다. 이는 다른 사람보다 이들을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1989년의 천안문 사태 때 덩샤오핑의 아들 푸팡 등이 탈세와 밀수 등으로 비판받자 중국 정부는 원로 자제의 사업을 제한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경제 전문가 글렌 매과이어는 8대 원로의 자손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국영기업 주도 시장개혁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 특권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혁명 원로 자손들의 자산은 잘 감춰져 이제껏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언론은 통제됐으며 공식 문서가 있긴 하지만 중국어와 영어 등 여러 이름을 사용해 파악하기 어렵다.

블룸버그는 기업 관련 서류와 부동산 기록, 공식 웹사이트를 살피고 수십 명을 인터뷰했다.

블룸버그는 앞서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일가족이 3억7천600만달러의 자산을 축적했다고 보도했었다. 블룸버그 웹사이트는 이후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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