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 서부 빙상, 생각보다 급속히 더워져

남극대륙 서부 빙상, 생각보다 급속히 더워져

입력 2012-12-24 00:00
수정 2012-12-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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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으면 전세계 해수면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는 남극대륙 서부 빙상(WAIS)이 생각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23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WAIS의 중심부에 있는 미국의 버드 과학기지에서 측정된 연평균 기온은 지난 1958년부터 2010년까지 2.4℃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남반구에서 처음으로 여름철 자료를 통해 밝혀진 이런 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의 평균치에 비해 3배,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2배 가까이 빠른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지구상에서 관찰된 가장 강력한 온난화 신호의 하나”라면서 “이런 기록은 WAIS에서 계속되는 여름철 온난화로 빙상 표면의 질량 균형이 무너질 수 있고 그 결과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몫이 여태까지보다 더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직접적인 질량 손실을 일으키지 않는다 해도 WAIS 표면이 녹으면 이 지역에서 얼음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아 왔던 역할이 약해져 간접적으로 해수면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빙상 표면이 전보다 빨리 녹아 라르센 빙붕의 분리를 가져왔음을 이미 목격했다면서 WAIS의 거대한 빙하들을 막아 온 빙상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해수면 상승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르센 빙붕이 분리됐을 때 빙하 끝에 있던 엄청난 양의 얼음이 바다로 쏟아져 내렸다.

연구진은 라르센 빙붕이 떨어져 나간 것은 얼음 녹은 물이 균열부로 흘러들었다가 다시 얼면서 쐐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빙붕이 떨어져 나가자 빙하의 유속이 8배나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WAIS가 기후 변화에 특히 민감한 것은 빙상의 기저부가 해수면 아래에 잠겨 있어 더운 바닷물과의 직접 접촉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AIS가 녹은 결과로 높아지는 해수면은 연간 0.3㎜로 그린란드 빙상이 녹은데 따른 연간 0.7㎜의 상승효과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버드 과학기지에서는 지난 60여년간 기상 측정을 해 왔지만 1980년 상주기지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연구원들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상주 기지 건설 후에도 잦은 정전으로 일부 자료가 사라지는 등 불완전한 상태여서 정확한 해석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버드 기지의 과거 기온 측정 자료를 수정하고 컴퓨터 대기 모델 자료 등을 이용해 빠진 기록들을 채워 넣었다.

이 연구는 WAIS의 온난화 추세를 보다 정확히 보여줄 뿐 아니라 만일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빙상이 녹을 것임을 예고한다.

연구진은 “여름철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장차 WAIS가 지금처럼 밑에서만 녹지 않고 위에서도 녹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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