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호수 밑에서 고대 미생물 발견

남극 호수 밑에서 고대 미생물 발견

입력 2012-11-28 00:00
수정 2012-11-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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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의 극한 환경에 시사점

캄캄하고 수온과 염도도 극한적인 남극의 한 고립된 호수 밑에서 다양한 고대 미생물들이 수천년간 살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다른 천체에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한계가 생각보다 훨씬 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 등이 27일 보도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UIC)와 네바다사막연구소(DRI) 과학자들은 남극 맥머도 드라이 밸리의 두께 18m의 얼음 밑에 묻혀 있는 비다 호수의 물 속에서 다양한 미생물군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5년과 2010년 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시추공 위에 무균실을 설치하고 무균복을 입은 상태로 드릴과 가열 파이프를 사용해 빙핵을 채취했다.

일반 바닷물보다 6배나 짜고 수온은 섭씨 영하 13도인 이 호수의 물에서는 놀랍게도 다양한 미생물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소한 2천800년간 지표면으로부터 격리돼 있던 이 지하 호수는 위를 덮고 있는 얼음 층이 워낙 두꺼워 외부 오염물질이나 침투할 수 없는 캄캄한 환경이다.

약산성을 띤 이 호수의 물에는 산소가 전혀 없었으며 지구상의 어떤 자연 상태 물보다도 산화질소 농도가 높았고 생명체 구성 물질인 탄소 화합물의 농도도 매우 높았다. 또 철 화합물 때문에 물의 색깔은 황색에서 주황색을 띠고 있었다.

이 물에는 또 산화질소와 분자 수소처럼 상호 반응하는 화학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어 이런 성분이 꾸준히 재공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데 수천년 동안 고립된 환경이라는 점에서 이는 놀라운 것이라고 학자들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 호숫물의 전반적인 화학조성은 물과 호수 바닥 퇴적물 사이의 화학 반응 결과로 보인다면서 분자 수소가 미생물들의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데다 미생물의 대사율이 낮아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은 “산소가 전혀 없는 소금물과 암석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만으로도 생물의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냉 생태계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는 바로 이런 환경의 대표적인 예이다. 연구진은 유로파의 얼어붙은 외각에 슬러시 형태의 얼음과 액체 상태의 물이 부분적으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런 곳이 바로 과학자들의 관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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