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의사 “체르노빌선 최소 4년 후 발병..원전 사고 관련 가능성 적다”
지난해 3월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의 만 18세 이하 주민이 갑상선암에 걸린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후쿠시마현 건강조사 검토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갑상선 검사를 받은 만 0∼18세 주민 중 1명에게서 갑상선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암에 걸린 주민의 연령, 성별, 외부 피폭선량 등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원전 사고 후 이 지역 어린이·청소년에게서 갑상선암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후쿠시마현은 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 요오드가 어린이·청소년의 갑상선에 쌓일 경우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0∼18세 주민 36만명 전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약 8만명을 조사했고, 이중 지름 5.1㎜ 이상의 결절(응어리)이나 지름 20.1㎜ 이상의 수포가 발견된 425명 중 60명을 재조사한 결과 1명이 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의 갑상선암 발병 빈도가 수십만명 중 1명이고, 2006년 일본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만 20세 미만 주민이 46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쿠시마현 검사 대상자 중 암 환자가 확인된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검사를 담당한 스즈키 신이치(鈴木眞一)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 교수는 “자각 증상에 따라 진찰하는 경우와 이번처럼 모든 어린이·청소년을 검사한 경우는 비교하기 어렵다”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경우 후쿠시마보다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지만, 사고 후 암이 발병한 것은 최소 4년 후였다”며 갑상선암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에는 우유 등을 통해 방사성 요오드에 내부 피폭된 어린이 약 6천명이 갑상선암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스즈키 교수는 “후쿠시마에서는 체르노빌 같은 내부 피폭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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