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법원, 구카이라이에 사형유예 선고

中 법원, 구카이라이에 사형유예 선고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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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헤이우드 살해 혐의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게 사형유예가 선고됐다.

사형유예는 사형 집행을 2년 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또 사형유예가 선고된 기결수를 실제 사형에 처하는 경우가 드물어 구카이라이에 대한 이번 판결은 사실상 무기 또는 유기 징역형으로 여겨진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선고 공판을 열고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고의살인죄)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에게 사형을 선고하되 형 집행을 2년 간 유예했다.

또 범행을 도운 보시라이 집안의 집사 격인 장샤오쥔(張曉軍)에게는 징역 9년이 선고됐다.

구카이라이와 장샤오쥔은 선고 직후 상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구카이라이는 작년 11월 13일 충칭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닐 헤이우드와 술을 마신 뒤 그의 입에 미리 준비한 시안화물 성분의 액체 독약을 흘려 넣은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구카이라이가 저지른 범죄 내용이 악랄하지만 닐 헤이우드가 피고인 아들 보과과(薄瓜瓜)에게 위협적 언사를 해 모순이 격화된 점, 피고인에게 정신 질병이 있어 통제 능력이 약했다는 점, 다른 이들이 연루된 위법 사건의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 죄를 뉘우치고 반성했다는 점 등을 들어 사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던 구카이라이 재판이 일단락됨으로써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총영사관 도주 사건으로 촉발된 보시라이·구카이라이 파문도 정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에서는 구카이라이에 적용된 혐의가 살인으로 국한됐고, 재판 과정에서 남편 보시라이의 비호 여부가 언급되지 않음으로써 보시라이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가 형사 처벌 대신 출당 등 당내 처분만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유력한 차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던 보시라이는 왕리쥔 사건으로 지난 3월 충칭시 당서기에서 해임됐다. 4월에는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당 중앙정치국원과 중앙위원 자격마저 정지당하고 당 감찰 기구의 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후 최대의 정치 사건인 보시라이·구카이라이 파문이 구카이라이를 단죄하는 형식으로 종결됨으로써 중국은 차기 지도부 교체를 위한 18차 당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편 허페이중급인민법원은 구카이라이의 범행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충칭시 공안국 간부들에 대한 선고 공판을 따로 열고 피고인들에게 징역 11∼5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수사를 책임진 궈웨이궈(郭衛國) 전 공안부국장은 징역 11년, 리양(李陽) 전 형사경찰총대장은 징역 7년, 왕펑페이(王鵬飛) 전 기술수사총대장과 왕즈(王智) 전 사핑바(沙坪패<土+貝>분국 부국장은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리양, 왕펑페이, 왕즈의 경우 상관인 궈웨이궈의 은폐 지시에도 핵심적인 증거를 보존해 사건 해결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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