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출신 정치인 사망에 종족 갈등 불씨
아프가니스탄 북부 사만간주(州)의 한 결혼식장에서 14일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사망자 가운데는 아프가니스탄 내 소수민족인 우즈베크족 출신 유력 정치인이 포함돼 있어 다양한 종족 간의 갈등 해소와 통합을 위한 아프가니스탄의 노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만간주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은 이 지역 출신 유력 국회의원인 아흐메드 칸 사만가니 딸의 결혼식으로 이날 오전 한 남성이 결혼식장 입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경찰은 또 이 지역 정보국장과 아프간 정부군(ANA) 사령관도 사망자 중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사만가니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구소련에 맞서 싸웠던 전직 무자헤딘 지도자로 북부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지도자로 꼽히며 지난해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또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집권했을 당시에도 이에 대항해 투쟁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 내 최대규모인 파슈툰족 출신 탈레반과 소수 종족과의 갈등은 유혈 충돌로 점철된 아프간 역사에서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과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위해 이들 소수종족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사만가니의 죽음이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테러 연관성을 부인했다.
또 “사만가니는 전직 무자헤딘 사령관으로 악명 높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원한을 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