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 “전임자 뇌물수수 사실 알았다”

FIFA 회장 “전임자 뇌물수수 사실 알았다”

입력 2012-07-13 00:00
수정 2012-07-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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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후앙 아벨란제 전임 회장이 월드컵 마케팅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시인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3일 블래터 회장이 아벨란제가 지난 1990년대 월드컵 마케팅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블래터는 또 당시에는 이런 행위가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으며, 자신이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변했다.

뇌물 수수 건으로 FIFA는 개혁 의지를 시험받게 됐으며, 또다시 ‘부정부패 종합 백화점’이라는 오명과 함께 해명에 급급해졌다.

이번 파문은 지난 2년 동안 공개가 금지됐던 스위스의 월드컵 마케팅 업체 ISL의 문건이 지난 11일 공개되면서 불거져 나왔다.

스위스 대법원에 제출된 이 문건의 핵심은 아벨란제 전 회장과 히카르도 테이세이라 전 FIFA 집행위원 겸 브라질 축구협회장이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ISL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으며, 두 사람 소유 회사 역시 ISL로부터 3천500만 스위스 프랑(410억 원) 이상을 챙겼다는 부분이다. ISL은 2001년 도산했다.

두 사람은 또 “자신들에게 위임된 자산을 몇 차례나 불법적으로 개인 치부에 사용했다”고 문건은 밝혔다. 특히 이 문건은 FIFA가 “두 사람의 뇌물 수수 사실을 알았지만,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스위스 검찰은 특히 FIFA의 전 회계 책임자와 ‘PI’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직원이 아벨란제에게 가야할 100만 스위스 프랑(11억 7천만 원)이 FIFA 계좌로 잘못 입금되는 바람에 뇌물 수수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FIFA는 12일 공식 웹사이트에 블래터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인터뷰에서 블래터는 자신이 PI라고 밝혔다. 그는 “뇌물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그런 돈은 사업비로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블래터는 이어 “과거의 잘못을 오늘날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도덕적 처벌로 끝내는 것이 옳다”고 강변했다.

FIFA 사무총장으로 17년 동안 일하다 지난 1998년 회장이 된 블래터는 “장래에 이번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양원으로 된 심판원과 조사 체계를 포함한 개혁 조치를 발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FIFA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개혁 조치를 포함한 권고안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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