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책임자, 리왕양 사건 타살 가능성 암시

中 공안책임자, 리왕양 사건 타살 가능성 암시

입력 2012-06-15 00:00
수정 2012-06-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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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의문사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의 사망원인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리왕양이 숨진 지역의 공안 책임자가 “(내가) 죽이라고 명령하지 않았다”고 말해 그의 죽음이 타살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리왕양이 숨진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陽)의 공안국장인 리샤오쿠이는 친구들에게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사건이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또 리왕양의 죽음과 관련해 자신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리 국장의 발언은 리왕양의 사인이 당초 병원 측이 밝힌 자살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사오양시 다샹(大祥)구 정부는 이미 ‘자살’에서 ‘뜻밖의 죽음’이라는 식으로 말을 바꾼 바 있다.

후난성 공안국이 리왕양의 사인을 조사할 특별 조사팀해 재수사에 착수한 것도 당국이 더 이상 리왕양의 죽음을 자살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암시한다.

공안당국이 재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일단 리왕양의 죽음에 대해 홍콩을 중심으로 진상 조사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해외 언론들의 관심도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 사태에 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뒤 당국이 개입해 사건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점도 이번 재조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안국 대변인 역시 전날 재조사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런 배경을 인정했다.

또 7월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을 맞아 홍콩을 방문하기 전에 홍콩의 거센 진상규명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시민단체인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支聯會·지련회) 리촉얀(李卓人) 주석은 중국 당국의 재조사 발표가 적의 공격을 늦추고 대책을 마련할 시간 혹은 기회를 벌기 위한 병법을 가리키는 ‘완병계’(緩兵計)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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