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네이팜 소녀’ “나의 영웅들에 감사”

베트남전 ‘네이팜 소녀’ “나의 영웅들에 감사”

입력 2012-06-09 00:00
수정 2012-06-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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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서 사진 탄생 40주년 만찬

벌거벗은 베트남 소녀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공포에 질려 울부짖으며 내달리는 일명 ‘네이팜 소녀’ 사진이 탄생한 지 8일로 40주년을 맞았다.

이 사진은 예나 지금이나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제대로 고발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이날 저녁 이 사진의 탄생 40주년을 기리는 만찬이 열렸다. 토론토 근교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는 사진 속의 주인공 킴 푹(당시 9세)은 이제 49세의 중년이 돼서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킴 푹은 당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AP통신 후잉 콩 우트 기자를 비롯해 다른 언론인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1972년 6월 8일, 21살의 우트 기자는 네이팜탄으로 심한 화상을 입은 베트남 소녀가 황급히 달아나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소녀를 작은 마을의 병원으로 데려가 의료진에게 데려갔다. 상태가 심각하다는 말을 하는 의료진에게 미국 기자임을 증명하는 배지를 내보이고는 “소녀는 결코 세상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말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

킴 푹은 이날 “그(우트 기자)가 거기에 있었다는 게 매우 감사한 일로, 그는 나의 목숨을 구했고 나의 영웅”이라며 “오늘 밤 이 기회에 나의 영웅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트 기자는 “그 사진은 전쟁을 바꿔놓았다”며 “난 ‘당신의 사진 때문에 일찍 집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말하는 아주 많은 미국인 병사를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타전된 사진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그 며칠 후,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TV의 크리스토퍼 웨인 특파원 등 많은 영국인 기자들은 소녀를 사이공 내 미국계 병원으로 옮기고자 힘을 모았다. 이 병원은 심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었다.

웨인은 이날 행사에서 “영국이 운영하는 병원에 있는 소녀를 발견했을 때, 한 간호사로부터 ‘아마 오늘이나 내일 죽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의 긴급했던 상황을 회고했다.

당시 사이공의 미국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사 마샤 아르세노도 “의사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화상이 심한 그녀를 보고는 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시 자신의 병원으로 이송된 킴 푹을 회상한 뒤, 그 사진은 전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지를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웨인은 킴 푹이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당시의 충격적인 경험을 떠올릴 것인 만큼 여전히 걱정된다는 뜻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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